특검, ‘최순실 삼성에 “돈 더내놔” 증거 확보
최순실(61·구속기소)이 삼성그룹의 지원이 중단된 지난해 8월부터 10월말까지 삼성 측에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 전화 통화 등을 통해 금품을 요구한 정황과 증거를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이에 대한 보강조사를 진행한 뒤 섬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23일 특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특검팀은 최순실이 삼성그룹에 직접적으로 돈을 요구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조사를 위해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인 황성수(55) 삼성전자 전무를 20일과 21일 연 이틀에 걸쳐 조사했다.
황 전무는 박상진(64)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과 함께 정유라(21)에 대한 삼성그룹의 특혜 지원을 주도했다고 의심받고 있다. 삼성그룹은 당초 최순실에게 비덱스포츠를 통해 210억원을 지원키로 약속했다. 그러나 삼성 측은 승마협회에 대한 지원 명목으로 35억원을 건넨 뒤 지난해 8월부터 지원을 중단했다. 당시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등에 대한 각종 의혹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최순실 일가를 계속 지원하기 어렵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최순실은 지원이 중단된 지난해 8월부터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 전화 통화 등을 통해 황 전무에게 추가 지원을 지속적으로 독촉했다. 최순실이 지난해 8월부터 10월말까지 약 3개월 동안 황 전무에게 집요하게 "돈을 더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이다.
특검팀은 황 전무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최순실이 황 전무에게 직접 돈을 요구한 이메일, 문자 메세지 등 각종 증거도 확보했다. 하지만 황 전무는 특검팀 조사에서 당시 삼성 측은 국정농단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고 각종 의혹이 쏟아지는 등 이 사건과 관련해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고 최순실의 추가 지원 요구를 거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최순실이 추가 지원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이름이 언급되거나, 이 부회장이 개입한 정황이 있는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같은 보강조사를 거친 뒤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스포츠닷컴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