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돈도 실력이야. 니네 부모를 원망해” 시민들 분노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의 딸 정유라(20)가 과거 “돈도 실력이야. 니네 부모를 원망해”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식을 들은 기자도 귀를 의심할 지경이었고 파문이 확산됐다. 19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정씨의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 정유라는 지난 2014년 12월 3일 새벽시간대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 불만이면 종목을 갈아타야지. 남의 욕하기 바쁘니 아무리 다른 거 한들 어디 성공하겠니?”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정유라
정유라는 또한 격한 어조로 “말타는 사람 중에 친한 사람 없어. 나 친한 사람 딱 네명 있어. 니네들은 그냥 인사하는 애들 수준이야. 뭘 새삼스럽게 병이 도져서 난리들이야” “내가 만만하니? 난 걔들한테 욕 못해서 안하는 줄 알아?…놀아나주는 모자란 애들 상대하기 더러워서 안하는 거야”라고도 적었다. 정씨가 해당 게시물을 올린 시기는 2014년 3월 승마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되고 이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거쳐 이화여대에 합격하면서 특혜 의혹이 제기되던 때였다.
그해 4월엔 경북 상주에서 열린 전국승마대회에서 정유라는 준우승을 했지만 판정 시비가 불거졌고 이후 정윤회·최순실 부부가 승마협회를 좌지우지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해당 대회의 심판진이 이례적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특히 그해 10월말쯤 이화여대 수시전형 체육특기자 전형에서 승마 분야로 정유라가 합격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특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이 때문에 사회적으로 부모와 자신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인들 사이에서도 술렁이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정유라가 자신의 감정을 토로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라는 또한 그해 10월31일 SNS에 “이화여대 합격!”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 날은 이화여대가 2015학년도 수시전형 체육특기자 합격자를 발표한 날이다.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 사퇴
정권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딸이 특혜 입학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이 19일 전격 사임했다. 학생들이 평생교육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대하며 이 대학 본관을 점거해 농성을 한지 83일, 설립 계획이 철회되면서 총장 사퇴를 본격적으로 요구한지 77일만이다. 최 총장은 사임을 알리면서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추진으로 시작된 이번 학내 사태로 인해 구성원들이 더는 분열의 길에 서지 않고 다시 화합과 신뢰로 아름다운 이화 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오늘 총장직 사임을 결정하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대는 최근 야권이 '비선 실세'로 지목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0)씨가 승마 특기생으로 부정 입학했으며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고도 학점을 받는 등 학사관리에서도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대학 측이 입학 과정에서 면접위원들에게 정씨를 뽑을 것을 지시했으며, 그가 입학한 뒤에는 국제대회 출전이 잦은 그가 출석을 하지 않아도 학점을 딸 수 있게 학칙을 바꿨다는 등의 의혹이 지난달 말부터 연일 보도됐다.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 등 교육부 지원 사업을 '싹쓸이'하다시피 한 배경에 정씨의 부정 입학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었다.
최 총장은 의혹이 가라앉지 않자 17일 교수·교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열었다. 그러나 설명회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교수협의회 교수비상대책위원회가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19일 오후 예정대로 진행키로 하는 등 오히려 사퇴 압박이 커지자 물러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최 총장은 "입시와 학사관리에 있어 특혜가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앞으로 체육특기자 등의 수업관리를 좀 더 체계적으로 철저히 해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앞서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학내 구성원 동의 없이 무리하게 추진하려다 학생들이 본관을 점거하는 사태를 빚으면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이대 학생들은 올해 7월 28일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본관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8월 3일 최 총장이 계획 철회를 밝혔지만, 학생들은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을 이날까지 84일째 지속해왔다. 학교법인 이화학당이 최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면 총장 직무 대행은 법인 정관에 따라 부총장이 맡게 된다. 송덕수 학사부총장이 직무를 대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 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돼 행정을 이끄는 데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최 총장 사퇴를 요구해온 교수들과 학생들이 학교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어 차기 총장 선출 규정을 만드는 과정도 논란이 예상된다.
이대 학생, 교수들 집회
한편 이화여대 학생들과 교수들이 19일 최경희 총장 해임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교수들은 이날 집회(오후 3시30분)가 열리기 전인 오후 2시5분께 최 총장이 보도자료를 통해 이미 사퇴 의사를 알렸음에도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이번 시위는 이대 개교(1886년) 이래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교수들의 첫 집단행동으로 남게 됐다. 집회에는 교수 100여명(경찰 추산 100명)이 참석해 최경희 총장 해임, 학생 안위 보장, 학내 민주화를 촉구했다. 또 학생 3만여명(경찰 추산 5000명)도 모여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교수들은 성명서에서 "사랑과 희생, 공감과 포용 같은 이화정신을 체득한 선배 이화인들의 삶은 그 자체가 이화의 역사이면서, 동시에 우리나라의 역사였다"며 "그런데 최근 두 달간 우리가 학교에서 목도한 일들은 우리의 이런 믿음을 뿌리째 흔들어 놓았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들의 시위를 촉발한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문제는 교수들이 먼저 항의했어야 했다. 대학의 본질에 소홀했던 우리들의 무감각을 일깨운 것은 바로 우리의 학생들이었다"며 "최근 들어 교수들을 더 경악하게 한 것은 청와대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의 딸 정모(정유라) 양과 관련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교수들은 "여기에 최경희 총장이 연관된 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단지 이화정신에 위배되는 정도가 아니라 사법처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범죄적 행위라고 여겨진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학교 당국에 *이사회는 경찰력을 투입해 대학의 자율성을 파괴하고 입시 및 학사행정의 공정성을 훼손한 책임을 물어 최경희 총장을 즉각 해임할 것 *그동안 이화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외롭고 용감하게 싸워온 이화의 학생들이 두려움 없이 농성을 마치고 명예롭게 학교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그들의 안전을 보장할 것 *학내 구성원의 의사를 충실히 반영하는 합리적인 총장선출제도를 마련하고 재단 이사회를 비롯한 이화 지배구조의 개선을 약속할 것 등을 공식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학생청년들, 학부모들, 시민들도 분노
이사태를 지켜 본 한 시민은 이렇게 말했다. “내 와이프가 이대출신이고 내 딸도 이대 졸업생이다. 여러데모를 많이 보아왔지만 이념적 데모라 학생들에게 공부하라는 심정이었는데 이번 문제는 다르다. 예전의 이대가 아니다. 학교가 썩어도 너무 썩었다. 학생들 뿐만아니라 교수님들마저 데모하고 나섰다. 이 썩은 구린내들을 이화의 교정에서 다 걷어내야 한다. 정유라 문제 뿐이겠는가? 또 다른 특혜의혹들도 있을 것이다” 라고 말했고
다른 시민은 “정유라 저 얘 정말 문제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가? 다 그 부모에 그 딸 아니겠는가? 제 돈으로 학교 다녔나? 강남 졸부재벌도 저런 말은 안한다. 대통령 권력 내세워서 뭐 국가를 위한다고? 제 돈으로 특혜받고 호가호위 했어도 욕먹을 판에 국민이 재벌만든 돈으로 그 재벌 돈을 긁어모아서 특혜받아 놓고 정신이 좀 어떻게 된 것 아닌가? 정말 짐이 곧 국가다라는 말처럼 들린다” 라며 분노했다.
스포츠닷컴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