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언론계 마당발 ‘박수환’ 구속-대우조선 사장 연임로비 혐의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전 사장의 연임 로비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홍보대행업체 대표 박수환씨가 26일밤에 구속됐다. 이제 본격적으로 박수환씨의 정관계 언론계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검찰은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을 상대로 남상태 전 사장 연임 로비를 한 혐의가 어느정도 인정된다고 본 것이다. 특히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 압수수색 전에 컴퓨터에 있던 대우조선해양과의 거래 자료 등을 삭제한 사실이 있기 때문이. 관심은 이른바 박수환 리스트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 우선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이 대상이다. 일단 민 전 행장에 대한 소환 조사는 다음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박씨를 구치소에서 불러 조사를 하고 있는데 남상태 전 사장의 연임 로비를 위해 민 전 행장에게 어떤 식으로 얼만큼의 금품이 건네졌는지를 추궁하고 있다. 민유성 전 행장에 이어 유력 언론사 관계자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현재 이 언론사 고위간부가 직접 쓰거나 관여한 기사와 사설 등을 분석하고 있는데, 특히 박수환씨와 주고받은 이메일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조선해양에 유리하게 기사를 써달라고 부탁한 사실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결국 해외 호화출장의 대가성,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김진태 의원이 공개한 호화제트기 출장 부분은 이미 검찰이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진 바 검찰은 호화 출장을 제공했다면 이전부터 매우 깊은 관계를 유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기사 청탁 이외에도 다른 청탁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있는 것이다. 검찰은 전현직 대우조선해양 관계자, 또 구속된 박수환씨를 상대로 해당 언론사 간부에 대한 로비가 지속적으로 있었는지, 또는 대가성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구속된 박 대표와 김 대표를 고리로 각각 연결되는 민유성(62) 전 산업은행장과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에 대한 소환 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대우조선해양과 투자 계약한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에탄올 생산 상용플랜트기술개발'과 관련해 프로젝트 완성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2012년 2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투자금 명목으로 모두 44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 대표도 이날 새벽 구속했다.
박 대표는 민 전 행장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언론인 출신으로 강 전 행장이 이명박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하던 시절부터 인연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별수사단은 이들이 남상태(66·구속기소)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시절 계약을 체결하는 등 특혜를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관련 수사를 벌이고 있다. 연임을 노리던 남 전 사장이 대우조선해양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산업은행장들의 측근에게 각종 특혜를 제공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이와 관련 특별수사단은 남 전 사장의 유의미한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수사단이 박 대표와 김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민 전 행장과 강 전 행장의 피의자 신분 조사 역시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별수사단은 박 대표와 김 대표를 상대로 한 조사를 통해 이들의 혐의를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들 업체와의 특혜성 계약 체결이 남 전 사장 재임 기간 벌어진 만큼 그의 배임 혐의도 추가 수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표가 마당발 인맥을 과시, 이용하며 사업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검찰의 칼끝이 정·재계를 겨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전날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한 유력 언론사 논설주간이 박 대표와 대우조선해양 임직원 등과 함께 2011년 9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그리스 산토리니까지 영국 항공사 소속 전세 비행기를 이용했다고 폭로함에 따라 검찰 수사가 언론계까지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스포츠닷컴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