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작품 위작 판매혐의 화랑운영자 “위작시인”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씨의 작품을 모사해 위작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화랑 운영자 현모(66)씨가 법정에서 위작 사실을 시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김동아 부장판사) 심리로 28일 열린 현씨의 첫 번째 공판 준비 기일에서 현씨 측 변호인은 "처벌을 감수하고 위조 혐의는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다만 "위조는 했지만 직접 그림 판매 행위에 가담한 사실은 없다"며 사기 혐의는 부인했다. 문제는 “직접 하지는 않았다”이다.
이우환작 '점으로부터'
현씨는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도 "공범들의 사기 범행 제안을 받고 수동적으로 응한 정도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씨는 '점으로부터' 등 이 화백 작품 3점을 위조해 팔아 총 13억2천500만원을 챙긴 혐의(사서명위조·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이달 초 기소됐다. 검찰은 현씨가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를 모방해 50여점을 위작했다고 진술해 계속 수사 중이다.
한편, 27일 경찰에 출석하기 전 “언론과 국가권력이 합세해 논란을 키웠다”고 주장했던 이 씨는 그림 13점을 모두 본 후 “물감, 기법 등을 다시 확인해봐야겠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압수된 13점 중 1점에 ‘작가확인서’를 써 준 것에 대해서도 “직접 쓴 게 맞다”고 했다가 “나중에 말하겠다”로 입장을 바꿨다. 이 씨는 29일 재차 감정해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지켜보고 있는 한 전문가는 “저런 자들이 무슨 유명화랑 운영자이며 현대미술의 거장이란 말인가? 저런 자들에게 속아 수십억원을 주고 작품을 사는 사람들도 문제다”라며 혀를 찼다.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