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붕괴사고 폭발위력, “1km 밖에서도 지진난 줄 알아”
구의역 정비공 사망 사고로 온 시민들이 치를 떠는 가운데 또 사고소식이다. 사고 당시 폭발위력이 얼마나 컸으면 사망자와 중상자들 모두 큰 화상을 입었을까? 1일 경기도 남양주 지하철 건설현장 사고로 숨진 사망자 4명과 중상자 3명이 모두 심각한 화상을 입은 것으로 드러나 사고 당시 폭발의 위력이 엄청났고 가스폭발에 의한 사고임이 명백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망자 4명 전원이 폭발로 인한 열기에 심한 화상을 입어 일부는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신이 훼손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의 직접적인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한다. 부상자 3명도 안면부 등에 2∼3도 화상을 입어 위독한 상태다.
이날 사고로 현장 근로자 17명 중 사망 4명, 중상 3명, 경상 7명 등 14명의 사상자가 났다. 다치지 않은 3명은 어디에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공사는 지하 15m에 가로 10m, 세로 2m짜리 구조물 2곳에서 진행됐다. 10여m 떨어진 각각의 구조물에는 지하에 5명, 지상에 1명 등 6명이 한 조를 이뤄 공사를 했다. 이 중 1곳에서 폭발과 함께 붕괴사고가 났으며 사망자는 모두 폭발사고가 난 구조물에서 발생했다. 지상에 있던 1명이 튕겨 나가 사망했으며 지하에 있던 5명 중 3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나머지 중상자 1명은 다른 구조물 공사현장 지상에 있던 근로자였다.
폭발이 없었던 다른 구조물에 있던 근로자 5명은 모두 경상이고 경상자 중 다른 2명은 수십m 떨어진 현장사무실 근처에 있던 근로자들이었다. 사고 현장 지상에 산소통 1개와 LP 가스통 1개가 놓여 있고, 가스통과 연결된 직경 2㎝가량의 호스가 지하 구조물로 향하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이 사고는 지하에서 가스를 이용해 튀어나온 철근을 절단하기 위한 용단 작업 중 폭발이 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상자와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고 당시 폭발의 위력은 엄청나게 컸던 것으로 보인다.
부상자 전모(44)씨는 "사고 지점에서 조금 떨어진 사무소 쪽에 있었는데 쾅 소리가 나면서 앞으로 확 넘어졌다"며 "이후 기억이 나지 않고, 눈을 떠 깨어보니 병원이었다. 목과 허리 등 전신에 통증이 있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 현장에서 1㎞ 떨어진 아파트에서 사는 박모(62·여)씨도 "아침 7시 30분께 화장실에 앉아 있었는데 '쾅'하는 소리가 나고 집안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다"며 "지진이 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폭발의 위력이 컸던 것에 대해 경찰은 폭발 전 밀폐된 지하 구조물에서 가스가 새어 나왔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도 사고의 원인에 따라 책임소재가 명백히 달라진다. 사법당국의 면밀하고 치밀한 조사가 요망되고 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