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아프리카 3개국, 프랑스 순방
박근혜 대통령은 '아프리카의 날'(Afria Day)인 25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 편으로 10박12일간의 아프리카 3개국·프랑스 순방 길에 올랐다. 에티오피아(5월25~28일) ,우간다(5월28~30일) ,케냐(5월30일~6월1일) ,프랑스(6월1~4일)로 이어지는 행보다. 이로써 아시아·유럽·북아메리카·남아메리카·오세아니아에 이어 박 대통령의 '6대주' 외교가 완성된다. 아프리카에서 박 대통령은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과 차례로 정상회담을 열고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우간다 방문은 최초다. 에티오피아 방문은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케냐 방문은 1982년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우리 정상으로는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16년 만에 처음 프랑스를 국빈방문하는 박 대통령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수소차 기술 협력 등에 대해 논의한다. 또 파리6대학(피에르와 마리 퀴리 대학)으로부터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받고, 영애 시절인 1974년 유학 생활을 했던 그르노블도 방문할 예정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이번 아프리카 3개국·프랑스 순방에는 166개사, 169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박근혜정부 들어 최대 규모였던 이달초 이란 방문 당시 236개사에 이어 두번째다.
지역별로는 아프리카 111개사, 프랑스 101개사, 두 지역 모두 동행하는 기업이 46개사다. 아프리카 국가 별로는 에티오피아 78개사, 우간다 72개사, 케냐 91개사 등이다. 1대1 상담회에는 아프리카 3국의 경우 국가별로 각각 40~50여명의 기업인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1대1 상담회에는 100여명이 참가할 전망이다. 특히 아프리카 경제사절단 규모에 대해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아프리카 3국의 경제규모에 비춰 이례적인 수준"이라며 "현지 1대1 비즈니스 상담회가 중소기업의 수출플랫폼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아프리카 방문을 통해 박 대통령은 *교역·투자 확대기반 마련 *우리 기업의 인프라 구축 참여 *에너지·산업 투자 확대기반 마련 *보건·의료, ICT(정보통신기술), 과학기술 등 고부가가치 분야 협력 다각화 *개발협력 강화 및 우호적 경제협력 관계 구축 등의 경제적 성과를 거둔다는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아프리카 방문국마다 비즈니스포럼과 동포대표 간담회, 문화공연 등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또 각 국가별로 '코리아 에이드'(Korea Aid) 사업 출범식에도 참석, 관계자들을 격려한다. 코리아 에이드는 봉사단이 이동검진차량과 앰뷸런스, 푸드트럭, 문화영상트럭과 함께 직접 주민들을 찾아가 보건·음식·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이동형 ODA(공적개발원조) 프로젝트다.
박 대통령은 25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첫번째 방문지인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 도착, 이튿날 공식 환영식에 이어 하일레마리암 총리와의 정상회담, 국빈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물라투 테쇼메 대통령과도 별도 면담도 예정돼 있다. 박 대통령은 에티오피아 방문을 계기로 27일 우리나라 정상으로는 처음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소재 아프리카연합(AU) 본부를 방문, 특별연설을 통해 우리의 대 아프리카 정책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연설 직전에는 은코사자나 들라미니 주마 AU 집행위원장, 집행위원들과 면담을 갖고 한・AU 간 파트너십 강화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AU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단결과 협력 증진을 위해 2002년 결성된 정부 간 기구로 모로코를 제외한 54개 아프리카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이후 박 대통령은 에티오피아에서 한빛 부대원 격려, 한국전 참전 기념행사 등의 일정을 가진 뒤 28일 우간다로 이동한다.
우간다에서 박 대통령은 29일 오전 공식 환영식에 이어 무세베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국빈오찬 등을 갖는다. 새마을운동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무세베니 대통령은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새마을운동 관련 협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우간다는 북한의 동아프리카 거점 국가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고립 전략에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이후 케냐로 이동하는 박 대통령은 31일 오전 공식 환영식에 이어 케냐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국빈오찬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한·케냐 정상회담은 대를 이은 정상외교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양국은 1964년 두 정상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조모 케냐타 대통령의 재임 시절 수교했다. 두 선친이 수교한 이후 52년 만에 그 딸과 아들이 각각 정상으로서 직접 만나는 셈이다. 또 케냐에서 박 대통령은 유엔 3대 지역사무소 가운데 하나인 유엔 나이로비 사무소도 방문, 기념식수 등을 할 예정이다.
이어 박 대통령은 다음달 1일 프랑스로 이동한다. 4일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일을 맞아 한·불간 연대를 재확인하고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의 내실을 강화하기 위한 방문이다. 경제적으로는 *교역·투자 확대기반 마련 *ICT, 바이오, 수소차 등 신산업 R&D(연구개발) 협력 확대 *창업협력 등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 등의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2일 한·불 비즈니스포럼과 한·불 1대1 상담회 행사에 참석한 뒤 문화행사 일정을 가질 예정이다. 3일 오전에는 프랑스 이공계 명문대학인 파리6대학으로부터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이 대학의 명예 이학박사 학위는 외국 정상에게는 처음으로 수여된다. 박 대통령은 수락연설을 통해 창조경제, 문화융성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위한 한·불간 협력강화 필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개선문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한다.
같은 날 박 대통령은 올랑드 대통령과 4번째 한·불 정상회담을 갖고 *협정서명식 *공동기자회견 *프랑스 하원의장 면담 *국빈만찬 등 일정도 이어진다. 이번 회담에서 양 정상은 수교 130주년을 맞아 '수교 130주년 공동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공동선언은 지난해 11월 올랑드 대통령 국빈방한 당시 채택된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행동계획'에 이어 양국 협력을 견인할 이정표라는 의미를 갖는다.
또 양국은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파트너로서 분야별 협력 MOU(양해각서) 체결 등을 통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공동으로 창출하기 위한 협력을 구체화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2270호) 이행 등 북핵 문제에 대한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하게 될 전망이다. 한편, 박대통령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최근 당내 현안과 관련, "많이 힘드시겠지만 잘해내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4일 프랑스 남동부 그르노블 시에서의 창조경제 협력 관련 행사 참석을 끝으로 아프리카·프랑스 순방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5일 귀국한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