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 유승민, 윤상현 생사 오락가락
무엇이 국민전체의 뜻일까? 새누리당의 4·13 총선 공천심사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이재오·유승민·윤상현 의원의 의원직 생과 사(生死)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5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이들 세 의원의 지역구를 포함해 마지막으로 남은 30개 지역구에 대해 공천심사를 하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인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3선)의 경우 공천 탈락으로 기우는 듯한 분위기가 공관위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감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당 정체성과 관련해 심하게 적합하지 않은 행동을 한 사람은 응분의 대가를 지불하게 해야 하지 않느냐"고 한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의지가 강력하다. 이 위원장이 유 의원의 공천 배제를 강력히 요구했으며, 이 같은 원칙에는 여권 핵심부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알려지고 있다.
유 의원과 함께 대구 지역의 3선 의원인 서상기·주호영 의원이 전날 '컷오프' 대상에 오른 만큼, 유 의원 역시 이를 피해가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다만 유 의원을 탈락시키면 만만치 않은 '역풍'이 우려된다는 게 막판까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부 공관위원들도 이런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관위원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유 의원이) 과연 당의 정체성과 맞는 행동을 했느냐에 대해 오늘 토론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는 새누리당 지도부나 친박핵심은 유승민 의원을 당정체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유의원 입장에서는 만에하나 그럴 경우,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승산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김무성 대표를 겨냥한 '욕설·막말'로 전국적인 파문을 일으킨 친박계 윤상현 의원(인천 남을·재선)의 컷오프를 놓고도 공관위원들의 격론이 벌어졌다. 윤 의원의 경우 사석에서 취중에 한 발언이 불법적으로 녹음·보도됐다는 '정상참작' 사유가 있지만, 당의 총선 전략에 막대한 지장을 준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수도권의 후보들이 계파를 가리지 않고 윤 의원의 용퇴를 촉구하고 있다. 불출마 요구가 그에게 '요로'를 통해 전달됐다는 후문이다.
수도권의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윤 의원이 굉장히 억울하고, 어떻게 보면 피해자 입장인데, 그럼에도 민심이 뒤숭숭한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유 의원과 윤 의원의 '패키지 컷오프'가 공관위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추측도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당외 바깥여론과 지지층 여론은 친박비박을 떠나 윤상현의원의 경우, “술취해 실수했다고? 무슨 변명이 그리 유치졸렬한가? 국민 놀리나? 설혹 만취했다고 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치그만두라”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옛 친이(친이명박)계 '맏형'인 이재오 의원(서울 은평을·5선) 역시 막판까지 경선 여부가 정해지지 않으면서 컷오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 의원의 경우 공관위가 제시한 *편한 지역 다선 *당 정체성 위배 *품위 실추 등 3가지 배제 원칙에서 뚜렷한 사유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 의원의 지역구가 새누리당에 불리한 '험지'라는 점도 공관위가 결정을 망설이는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오래전부터 이재오 의원의 정체성문제가 거론되어 오기는 했으나 그동안 MB계 실세였기 때문에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박 부총장도 "수도권 5선은 정말 인정을 해 줘야 하는 부분"이라며 "각고의 노력으로 국회에 진출했기 때문에 공관위 기준으로 재단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한편, 공관위는 영남과 더불어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벨트(강남·서초·송파 및 용산)에 대해서도 이날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벨트에선 진영(용산·3선) 의원의 컷오프 여부와 이혜훈·조윤선 예비후보의 지역구(서초갑) 심사 결과가 최대 관심사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