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핵추진항모 '존스테니스함' 부산항 입항
미핵추진 항모가 13일 부산항에 입항했다. 지나가는 오륙도의 신선대 옆이 꽉찰만큼 든든해 보인다. 연일 ‘핵 선제 타격’ 협박을 하고 있는 북한에 경고하기 위해 미국이 투입한 ‘떠다니는 군사기지’인 존스테니스함(10만3000t급)이다. 미군은 북한의 4차 핵실험(1월 6일) 이후 전략 폭격기 B-52, 핵잠수함 노스캐롤라이나함(7800t), 세계 최강 전투기 F-22(랩터)에 이어 존스테니스함까지 두 달 새 4차례나 전략자산을 투입하며 대북 경고 수위를 끌어올렸다.
핵추진 항공모함인 존스테니스함은 9200t급 구축함인 스톡데일함, 정훈함의 호위를 받으며 이날 오전 11시 해군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통상 존스테니스함은 이지스 구축함 3척 및 순양함 1척, 공격형 핵잠수함 1, 2척 등과 함께 강습단을 형성해 작전에 나선다. 이날 존스테니스함은 이례적으로 FA-18 슈퍼호닛 전투기, 프라울러(EA-6B) 전자전(電子戰)기 등 탑재 가능한 항공기 80여 대 중 대부분을 축구장 3배 크기(1만8211m²)에 달하는 비행갑판에 빽빽이 정렬시킨 모습으로 공개됐다. 중소 국가 공군력과 맞먹는 전력을 내부 격납고에 넣지 않고 북한에 의도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핵 항모 비행갑판이 항공기로 꽉 채워져 있는 건 이례적인 모습이라서 북한이 추가 도발하면 해당 전력을 북한 심장부까지 투입할 수 있다는 경고장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핵 항모를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 맞춰 투입한 것 역시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으려는 의도로 풀이되는데 승조원 6500여 명이 탑승하는 존스테니스함이 투입되면서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FE)에 참가하는 미군 규모도 지난해 3700여 명에서 올해 1만여 명으로 대폭 늘었다. 그동안 핵 항모인 ‘로널드레이건’이나 ‘조지워싱턴’이 정례적으로 투입되긴 했지만 연합훈련 종료 직후 등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중국 등 주변국과의 마찰을 피해 왔다.
또 경북 포항 일대에서 7일부터 시작된 한미 해병대의 연합 상륙훈련인 쌍용훈련 일부가 12일 공개됐다. 2012년 훈련 시작 이래 최초로 4만1000t급 보넘리처드함과 박서함 등 강습상륙함 2척이 동시에 투입돼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미군은 오스프리(MV-22) 등 항공기 30여 대와 전차 및 장갑차 등 40여 대를 탑재할 수 있는 보넘리처드함을 공개하며 취재진을 오스프리에 탑승시키기도 했다. 활주로 없이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오스프리는 유사시 최고 시속 560km로 최대 1600km를 날아 무장한 해병대 병력 30여 명을 북한 내륙 깊숙이 침투시킬 수 있는 전력이다. 북한 지휘부를 타격할 수 있는 병력을 언제라도 투입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