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미 전략무기 추가전개 한미 긴밀히 협의“한 사항
국방부는 11일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조치로 장거리 폭격기 B-52 이외 미군 전략자산(전략무기)을 한반도로 추가 전개하는 방안에 대해 미국측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는 이번 북한의 4차 핵실험 관련해 공조체제를 긴밀하게 유지하고 있다"며 "(어제) B-52 이외 나머지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추가 전개하는 문제는 한미가 긴밀하게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번 B-52 한반도 전개를 애쉬턴 카터 미 국방부 장관이 먼저 제안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그것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한미가 공동으로 합의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4차 핵실험 이후 북한군 동향에 대해서는 "전방 일부 지역에 병력이 일부 증가되고 있고, 그리고 그것을 통해 경계 및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상태가 변함이 없다"며 말했다. 김 대변인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조건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말씀드리면 (8·25 합의에 규정된) 비정상 사태 위반이기 때문에 위반사항을 고치려면 그전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그에 대한 평가는 정부 차원에서 다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북 확성기 방송 이외 대북 전단살포 계획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확인된 바 없다"고 답변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한중 국방부 간 핫라인이 가동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중국 국방부는 다른 어떤 나라와도 전화통화를 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도 일단 요청은 한 상태이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시철 방위사업청 대변인은 우리 군의 무인정찰기 도입과 관련해 "작년 12월 말쯤 계약이 된 것"이라며 "올해 20대 정도가 군에 전력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3대 핵우산’ 모두 투입하면 김정은 정권에 치명타
한국과 미국이 10일 한반도에 투입한 B-52 장거리폭격기 외에도 한반도 출격이 예고된 미군 전략자산은 부지기수다. 한미양국은 고강도 타격무기를 모두 쏟아부어 북한에 뼈저린 펀치를 날릴 계획이지만, 북한의 핵 도발에 핵 자산으로 맞서는 일촉즉발의 위기국면이 지속되면서 중국이 강하게 반발할 우려도 있어 변수는 남아 있다. 미국은 지난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한반도에 대한 확장된 핵우산 정책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B-52를 포함해 미군의 3대 핵 전략자산으로 분류되는 B-2 스텔스폭격기와 핵잠수함이 순차적으로 한반도에 투입될 전망이다.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에도 B-52가 먼저 한반도 상공에서 무력시위를 한 이후 B-2폭격기를 비롯한 전략무기가 투입된 전례가 있다.
스텔스 성능을 갖춘 B-2폭격기는 북한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면서 적진에 침투해 핵폭탄 16발을 투하할 수 있는 무기다. B-52가 한반도 이남에서 핵탄두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에 비해 B-2폭격기는 스텔스기이기에 훨씬 정밀하게 북한 지휘부를 타격할 수 있다. 김정은은 3차 핵실험 직후 B-2의 등장에 맞춰 전략미사일부대 작전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실전발사 태세를 지시하며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B-2는 미국령 괌 기지에서 4시간 정도면 한반도에 도착해 중간급유 없이 작전을 펼치고 복귀할 수 있는 기동력까지 갖췄다.
핵잠수함 가운데 오하이오급 잠수함은 무제한 잠항은 물론 핵미사일 24발을 장착해 발사할 수 있다. 미사일 사거리가 7,000~1만2,000㎞에 달해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수준이다. 따라서 한반도 근해까지 오지 않더라도 언제든 북한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다. 한 군사전문가는 “미군의 핵 전략무기는 이중 어느 하나라도 한반도에 모습을 드러낼 경우 북한이 옴짝달싹 못할 만큼 막강한 위력을 가졌다”며 “3대 핵우산을 모두 투입한다는 것은 김정은 정권에 군사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를 가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3대 핵우산 외에 미군의 주요 전략자산인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는 주일 미군기지인 요코스카 항에 정박해 출동대기 상태에 있다. 이틀 정도면 한반도에 전개할 수 있는데다 항공기 80여대가 동시에 임무를 수행하는 능력을 갖춰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웬만한 중소국가의 전체 항공력과 맞먹는다는 평가다. 한미 양국은 당초 내달 하순 지휘소연습인 키리졸브 훈련을 마치고 3월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연습에 맞춰 해상훈련을 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4차 핵실험에 맞서 핵항모 레이건호가 참가하는 해상훈련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다른 전략무기인 F-22 스텔스전투기는 일본의 오키나와 미군기지에 배치돼 출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현존 최강의 전투기로 최대속력이 마하 2.5가 넘고, 작전반경은 한반도 길이의 두 배가 넘는 2,100여㎞에 달한다. 출격 1~2시간 만에 한반도에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수시로 한미 연합훈련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파견에 대한 한미 양국의 확고한 의지가 실제 관철될지는 약간 미지수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고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중국 때문이다. 한미 양국은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이후 서해상에서 항공모함을 투입해 연합훈련을 펼치려 했지만 중국 반대에 막혀 4개월이 지난 7월에야 중국에서 멀리 떨어진 동해에서 훈련을 하는데 그친 전례가 있다.
더구나 중국은 지난해부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거론되면서 거듭 불쾌한 입장이다. 특히 유엔 안보리가 강화된 대북제재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미군의 전략자산을 투입하더라도 중국을 더 이상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아직 남북간 군사적 충돌이 임박한 징후는 없는 상태다. 한미 양국도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평시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동계훈련 중인 북한이 전방지역의 인력과 장비의 배치를 늘리고 있지만 당장 도발에 나설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