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개혁특위·채동욱 긴급현안질의 이견 '협상 걸림돌'
원내대표 회담 성과없이 결렬…기초연금 '공약파기' 공방 가열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이유미 기자 = 여야가 정기국회 정상화라는 대원칙에는 합의했지만 실제 의사일정 조율에서는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25일 공식 회담을 열어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놓고 조율을 시도했으나 국가정보원 개혁 방안과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 아들' 의혹 관련 긴급 현안질의 개최 문제를 놓고 의견이 맞서면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이처럼 여야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당분간 타결전망은 어두워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 등 주요 일정도 줄줄이 뒤로 밀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 원내대표는 회담에서 국가정보원 개혁특위 신설과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아들 의혹 관련 긴급 현안질의 개최를 요구했지만, 최 원내대표는 국정원 개혁특위 대신 국회 정보위원회 산하에 특별기구를 만들고 긴급 현안질의보다 대정부 질문을 활용하면 된다고 맞섰다.
여야는 회담이 시작하기 전부터 국정원 개혁안 심의기구와 대공 수사권 폐지 문제를 놓고 공방을 거듭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국정원 개혁안을 '해체안'으로 규정하고 사실상 '이적(利敵)행위'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원내대표는 시도당위원장회의에서 "제1야당이 북한 활동을 이롭게 하는 안을 소위 개혁안이라 들고 나왔으니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국정원 개혁이 아닌 해체를 통해 종북세력과 간첩들의 활동에 날개를 달아주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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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
-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윤상현 원내 수석부대표와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정성호 원내 수석부대표가 25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만나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2013.9.25 scoop@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f6464
이에 대해 민주당은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면서 국정원 조직과 인적 구성원 전체에 대한 대대적 수술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김한길 대표는 경기도 성남시에서 간담회를 열어 "지난 대선 때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경찰이 이를 은폐·축소한 것은 대단히 심각한 일"이라며 "다시는 나라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인적 청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야는 또 이날 정부가 고소득 계층을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기초연금 최종안을 공개하자 대선공약 후퇴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을 위해 '허위 공약'을 내놓았다고 주장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인 반면 새누리당은 국민의 동의를 바탕으로 공약을 수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의 기초연금 공약이 새빨간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났다"면서 "지난번 세제개편안이 봉급생활자를 '봉'으로 만든 것이라면, 이번 기초연금 방안은 성실한 국민연금 가입자를 '봉'으로 만드는 최악의 정책실패 사례"라고 혹평했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논평에서 "기초연금 대상자를 소득 하위 70%로 정한 것은 각계 대표자가 참석한 국민행복연금위원회의 결정사항을 토대로 한 것"이라며 "국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정부가 공약을 축소했고 대선공약에서 후퇴했다는 민주당 주장은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