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무가내 한상균 “당분간 안나가”, 조계사 곤혹
조계사에 피신 중인 한상균이 7일 "지금 당장 조계사에서 나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대한불교조계종과 조계사의 반응은 다소 차이를 보였다. 조계종은 한 위원장의 이날 발표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화쟁위원회를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전망이다. 조계종 관계자는 "화쟁위원회를 통해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 대화와 중재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쟁위는 지난달 16일 조계사에 은신한 한 위원장이 중재를 요청하자 각계 인사와 만나 대화를 해 왔으며, 지난 5일과 6일에도 각각 두 차례 한 위원장을 만나 거취 문제를 놓고 논의했다.
한상균 거취 기자회견
반면 신도회 측에 6일 퇴거를 약속한 조계사는 한상균이 "지금 당장 나가지 못하는 중생의 입장과 처지를 헤아려 달라"는 데 대해 당황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조계사 관계자는 "한 상균의 처사는 황당무계하기 그지없다"면서 "앞으로 일정이 많아 대승적 결단을 원했는데,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한상균이 체류 시한을 넘겨 조계사에 머무르면서 그의 은신에 반대했던 신도회의 반발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회견문을 대독하자 건너편의 건물에 있던 신도들이 창문 밖으로 "왜 나가지 않는 것이냐", "약속을 지켜야지"라고 외치기도 했다.
경찰, "법집행 다각적 검토“
경찰은 당장 자진퇴거하지 않겠다는 한 위원장의 입장이 나오자 "지금 단계에서는 조계사 경내 강제진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한 위원장 검거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조계사 쪽에 공식적으로 영장 집행을 하겠다고 요청하거나 물밑 조율 등 여러 방안이 있다"며 "조계종과 민주노총 간 논의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없으면 경찰의 선택 폭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도 단계를 밟아서 강제진입 명분을 쌓아야 하지 않겠나"라며 "계획을 짜서 대안을 검토하는 건데 예를 들어 5단계를 짜놓았다가 2단계쯤에서 해결이 되면 강제집행을 검토 안 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경찰 '한상균 사수대' 1명 구속…수사대상 600명
경찰청은 지난달 14일 서울 도심 1차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도피를 도운 이모씨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한 위원장이 지부장을 지낸 금속노조 산하 쌍용차 지부 노조원으로 지난달 14일 한 위원장이 서울 프레스센터 18층의 언론노조 사무실로 피신할 당시 이른바 '사수대'로 활동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은 한 위원장에 대한 검거 작전을 펼쳐 프레스센터 로비까지 진입했으나 사수대의 격렬한 저항 때문에 검거에 실패한 바 있다.
이씨가 구속됨에 따라 경찰이 지난달 14일 집회와 5월1일 노동절 집회 등에서 폭력·과격 시위를 벌이거나 한 위원장 도피를 도운 혐의로 구속한 사람은 모두 9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이씨를 포함해 이날 현재 596명을 수사하고 있다. 이는 전날(6일)에 비해 11명이 늘어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구속 9명, 불구속입건 126명, 체포영장 발부 6명, 훈방(고교생) 1명, 출석요구 454명 등이다.
스포츠닷컴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