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난파하나 마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당 내홍 수습방안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며 정면충돌이 우려되는 가운데 1일 당내에서 중재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져 전격적인 타협점을 찾을지도 주목을 끌고 있다. 문 대표가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부' 구성, 안 전 대표가 혁신전대 개최를 각각 당내홍 해결책으로 제시했지만 오히려 주류, 비주류 간 계파갈등만 심화시켰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중간지대를 자처해온 그룹들이 문안박 구상이나 혁신전대 이외의 중재안을 마련하기 위해 부산히 움직이고 있다.
문희상 원혜영 박병석 의원 등 일부 중진은 전날 문 대표 체제로만 내년 총선을 치르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새 지도체제 필요성을 논의했다. 범주류 중진들은 중앙위원회를 열어 문 대표와 안 전 대표를 합의추대하는 복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헌상 내년 4월 총선까지 책임지는 지도부의 경우 중앙위에서 선출할 수 있는 만큼 굳이 계파 간 갈등이 예상되는 전대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중진들은 문 대표를 직접 만나 이 같은 분위기를 전달하고 문 대표의 의중을 탐색하는 등 직접 중재를 시도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모언론에 "아직은 의견수렴 단계"라며 "문·안 양측이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으면 공식적으로 다선모임을 열어 중재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3선의원 그룹에서는 문·안의 동반 백의종군과 비대위 구성 의견도 제기됐다. 중도 성향의 한 3선의원은 "더 이상 문·안에 기대기 힘들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다만 문 대표가 백의종군하더라도 혁신안을 관철하도록 담보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 오영식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문·안이 백의종군 자세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총선 승리에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 최고위원들은 문 대표를 제외한 채 사태 해결을 위해 별도 회동을 가졌으나 혁신전대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만 다수 제기된 가운데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충청권 의원 9명의 회동에서는 조기 선대위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급 인사 8명의 모임인 '통합행동'은 내부 의견수렴을 거쳐 오는 2일 문·안 양측을 접촉하거나 성명을 발표하는 등 양측간 입장조율을 위한 중재나 압력행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주승용 최고위원 등 비주류 5~6명은 만찬 회동을 가졌다. 주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임시전대를 열어 정세균 문희상 김한길 이종걸 박영선 박지원 의원 등을 주류, 비주류 인사를 골고루 지도부에 배치하는 임시전대를 열 것을 제안했다. 강창일 의원은 문 대표 사퇴후 비대위로 전환한 뒤 혁신전대를 실시할 것을 주장했다.
당내 다양한 중재흐름에도 불구하고 문 대표와 안 전 대표는 여전히 상대방에 대해 냉랭한 모습이다. 문 대표는 이날 초재선 개혁성향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조찬강연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 "이제 제도(혁신안)를 만들고 첫 걸음을 뗐는데 좌절되게 할 수 없다. 지금 상태에서 사퇴는 무책임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의 혁신전대 제안에 대해서는 "단결이 아니라 대결을 선택한 것이어서 정말 당혹스럽고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는 광주방송 인터뷰에서 "문 대표 단독 체제로 총선을 못치른다는 결론이 나온 상태에서 혁신전대 아니면 다른 안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문 대표를 압박했다. 양측의 신경전도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 이에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오랜 지지자는 “지금은 당이 난파하나 마마? 하는 기로에 있다. 당 지지율도 없고 지긋지긋하다. 차라리 이럴려면 깨끗이 가라앉히고 구명보트를 타더라도 새 군함을 건조해야 하지 않겠나?” 라고 말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