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부친 유수호 전 의원 별세
지난 8일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부친인 유수호 전 국회의원의 빈소가 마련된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 거물 정치인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 등 중진급 정치인들이 차례로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빈소 안팎에는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이 보낸 근조화환 100여개가 빽빽이 자리를 메웠다.
故 유수호 전의원
한편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부친상으로 당내 친박(친박근혜)계와의 관계 복원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지난 7월 국회법 개정안 파동 당시 박근혜 대통령 및 친박계 의원들과 갈등을 빚다 결국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고 비박계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 전 원내대표의 부친상은 그동안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친박계가 ‘조문’을 통해 관계회복의 실마리가 될 것인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친박계의 좌장으로 통하는 서 최고위원은 이날 조문을 마치고 별도의 테이블에 앉아 유 전 원내대표 등과 잠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서 최고위원은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이 '오늘 조문이 친박과 유 전 원내대표와의 화해로 보면 되느냐'고 묻자 "그게 무슨 말인지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유 전 원내대표와 친박이 갈등한 적이 없고, 갈등할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의원상에 누가 간 일 없다” 일축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부친인 유수호 전 국회의원의 별세로 장례를 치르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조문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9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에게 유 전 원내대표의 부친상에 청와대 인사들의 조문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의원상에 누가 간 일은 없다”면서 “누구를 보내고 한 일이 전례가 없다”고 답했다. 또 빈소에 박근혜 대통령의 조화를 보내지 않은 것과 관련 “상주 측에서 고인의 유지에 따라서 조화와 부의금을 정중히 사양한다고 하지 않았나. 고인의 유지와 유가족의 뜻을 존중해서 조치한 것으로 이해해주시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그러면서 통상적으로 조화를 보내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보낼 수도 있다고 한다”고 답했다. 8일 마련된 유 전 의원의 빈소에는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현숙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의 조화는 전달됐으나 박 대통령 명의의 조화는 오지 않았다.
한편 7일 별세한 유 전 의원의 빈소가 마련된 대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는 계파를 불문한 여당 의원 40여명이 조문했고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신경민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등 야당 인사들도 잇따라 빈소를 찾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등은 9일 조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의 오랜 관계자는 "적도 喪을 당하면 조문하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인데 유승민이 누구인가? 쓴소리는 좀 했지만 당의 동지 아닌가? 대통령의 행태는 아무리 보아도 속좁고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박대통령의 일면을 다시 보았다.”고 말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