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불안, 우리수출 매우 심각
중국증시, 증시부양 중단 우려
중국 주식시장이 18일 6% 이상 폭락하며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6.15%(245.50포인트) 내린 3,748.16으로 마감했다. 상하이 지수는 오후까지 3%대의 약세를 보였는데 장 마감이 가까워지면서 하락폭을 점점 키웠다. 이날 하락폭은 지난 7월 27일(-8.5%) 이후 보름여 만에 최대였다. 하한가까지 떨어진 종목은 무려 600개가 넘었다. 선전종합지수는 6.58% 내린 2174.42로 마감했다. 이로써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27일 8.5% 폭락하며 8년 5개월래 가장 큰폭으로 하락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중국 주택가격 상승세
중국 증시는 주택가격 오름세에 투자자들이 당국의 증시부양 정책이 계속될지 의구심을 보이면서 하락했다. 이날 장이 열리기에 앞서 발표된 중국 주택가격 지표는 주택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7월 70개 주요 도시 중 31곳에서 신규주택 가격이 전월대비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 27곳에서 4곳이 늘어난 결과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7월 평균 신규주택 가격이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0.2%, 6월 0.4%에 이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지난달 신규주택 가격은 3.7% 하락했다. 이는 6월의 4.9% 하락에서 낙폭을 줄인 것이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식매입 감소발표…"시장 혼란“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최근 주식 매입 규모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상하이 자오이 자산운용의 리징위안 매니저는 "증감회의 최근 발언은 당국이 증시부양에 이미 성공했고 주식을 매수하는 대신 옆에서 지켜볼 것이라는 뜻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며 "당국이 증시부양을 하지 않으면 시장은 이를 악재로 본다"고 했다. 지난 14일 증감회 산하의 중국증권금융공사(CSFC)는 중국 증시의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주식 매입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리오리엔트 파이낸셜마킷의 스티브 왕 중국 부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증시부양에 나서지 않겠다고 하면서 투자자들이 달아나 버렸다"며 "CSFC는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가 된 만큼 모든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CSFC가 주식 매입을 중단하면 사람들은 혼란에 빠진다"고 말했다.
'4000선 돌파' 앞두고 차익실현 매도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24일 4070.908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이어오다 약 3주 만에 4000선을 회복하며 장을 시작했다. 그러나 곧바로 상승폭을 줄이며 3900대로 떨어졌고, 이후 약세로 돌아섰다. 장 마감을 40여분 앞두고는 5% 이상 급락하다 결국 6.15% 하락마감했다. 이에 대해 징쿠앙 자산운용의 장하이동 수석 투자전략가는 "4000~4100선 문턱에서 투자자들은 주가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에 차익실현에 나선다"고 말했다. 상하이 자오이 자산운용의 리 매니저도 "4000선은 심리적 저지선"이라며 "이 지점에서는 많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원/위안 환율 5% 떨어지면 우리 총수출 3% 감소"
최근 중국 인민은행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절하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원/위안 환율이 하락하면 우리나라의 수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8일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의 국내수출 파급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원/위안 환율이 5% 하락할 경우, 국내 총수출은 약 3%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위안화가 평가절하되면 수출 경합 업종을 중심으로 대(對) 중국 수출경쟁력이 떨어져 한국의 수출이 감소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진다.
엔화 약세에 위안화 약세까지 더해지면 환율 측면에서 한국 수출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원/위안 환율이 1% 하락하면 우리나라의 총수출은 약 0.59%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원/위안 환율이 5% 떨어지면 총 수출의 감소폭은 3%에 이르고, 산업별로는 기계산업의 수출이 5.5% 감소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화학 산업의 수출이 3.7% 줄고, 철강(-2.5%)이나 자동차(-1.9%) 업종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앞으로도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위안화의 추가 절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먼저 외환시장 변동에 대한 미세조정과 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해 원/위안 환율이 추가 급락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며 "또 환위험 피해가 우려되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무역보험과 유동성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재정립하는 등 중국시장에 대한 다양한 진출 방안을 모색하고, 중·장기적으로 우리 수출 상품의 기술력과 브랜드가치 등 비가격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