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돈으로 사는 자리?
교사 채용 대가로 금품을 주고 받은 학교법인 대성학원 소속 이사와 교사 등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대전지방검찰청은 지난 3개월 동안 학교법인 대성학원의 최근 5년간 교사채용 비리 사건을 수사한 결과 범행을 주도한 상임이사 안모(63)씨 부부 등 모두 25명을 적발,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안씨 부부는 법인 상임이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정교사 채용을 희망하는 기간제 교사 등 13명으로부터 모두 4억 8400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및 업무방해)로 구속기소됐다.
안씨 부부는 재단 이사라는 신분을 이용해 재단 산하학교의 신규교사 임용과정을 장악하고 시험문제 유출과 채용비리를 주도한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친분이나 교과목, 교사의 실력 등에 따라 금액을 정하고 돈이 오간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모두 현금으로만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채용대가는 대부분 현금이 오갔지만 학교 난방공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거나 학교 운동장 인조잔디 식재를 위한 보조금을 지원받는 등의 방법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설립자 가족들이 재단 운영권을 장악한 채 수년간 벌여온 지역 사학의 구조적 비리를 적발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사립학교의 각종 위법행위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에게 7000만원을 주고 정교사가 된 A(35·여)씨와 아들을 교사로 채용해달라며 5000만원을 건넨 전직 교사 B(63)씨도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적게는 5000만원에서 많게는 2억 2000만원을 주고 정교사로 채용된 교사 14명도 각각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밖에도 교사 채용대가로 2000만원을 챙긴 대성학원 이사장과 정교사 채용 시험 문제를 유출하거나 면접 시험 점수를 높여준 교장과 교사 4명, 자녀의 채용을 부탁하며 돈을 건넨 가족 1명, 브로커 1명도 각각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