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 장난 아니다. 좀 먹고살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내수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올 상반기 영세자영업자 감소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들의 체감경기도 계속되는 내수 부진에 꽁꽁 얼어붙은 상태여서 앞으로도 가게 문을 닫는 영세자영업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3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직원을 두지 않고 자기 혼자 또는 가족과 일하는 영세자영업자(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올 상반기 397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8만2000명)에 비해 2.61%(10만7000명) 줄었다. 이러한 감소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 2009년 상반기(-4.57%) 이래 6년 만에 가장 큰 것이다.
특히 이는 올 상반기 전체 취업자 수가 2568만3000명으로 전년동기(2535만2000명)에 비해 1.30%(333만1000명) 늘어나는 등 노동시장이 수출 및 내수 부진에도 다소 회복세를 나타낸 것과 반대 흐름을 보인 것이다. 실제로 임금근로자의 경우 올 상반기 1899만3000명으로 전년동기(1856만1000명) 대비 2.33%(43만2000명) 증가했다. 또 직원을 두고 있는 자영업자 수 역시 올 상반기 159만5000명으로 전년동기(153만1000명)보다 4.19%(6만4000명) 늘어났다. 반면 영세자영업자의 경우 가게 문을 닫는 이들이 늘었다. 영세자영업자 폐업이 늘면서 가족 가게에서 보수를 받지 않고 일하는 이들도 쉬는 경우가 늘었다. 무급가족종사자의 수는 올 상반기 112만1000명으로 전년동기(117만9000명)보다 4.92%(5만8000명) 감소했다.
이처럼 올 들어 영세자영업자가 감소세를 보인 것은 메르스에 따른 내수 침체의 악영향이 취약계층인 이들에게 가장 크게 미친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 2분기 가계 최종소비지출은 전기대비 0.3% 줄어드는 등 메르스 여파로 내수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러한 가계 소비 감소율은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했던 지난해 2분기(-0.3%)와 같은 수준이다. 내수침체에 문을 닫는 가게가 늘면서 자영업자들의 체감경기는 최악인 상태다.
자영업자의 7월 현재생활형편 소비자동향지수(CSI·기준치=100)는 전월(86)보다 3포인트 떨어진 83을 나타냈다. 봉급생활자의 현재생활형편 CSI는 이보다 8포인트 높은 91이었다. 현재와 6개월 전 경기 상황을 비교한 현재경기판단 CSI는 더욱 나빴다. 자영업자의 7월 현재경기판단 CSI는 전월대비 4포인트 하락한 60에 불과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2009년 3월(34) 이후 7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가 너무 심각한 수준이다. 국민들은 하나같이 “정부와 정치권이 말만 경제활성화를 외치지 말고 실질적인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아우성들이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