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난봉꾼의 학교, 술취한 감사관의 막장 드라마
학생과 후배 교사들에게 성추행 및 성희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 모 공립고등학교의 교사 중 한 명이 수업시간에 ‘원조교제를 하자’는 충격적인 발언을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사건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 5명의 이전 근무 학교까지 조사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시교육청 김형남 감사관은 3일 CBS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피해 여학생이 해당 교사가 수업 중 수업과 전혀 상관없는 지속적인 성희롱 발언을 했으며, 특히 원조교제를 하자는 발언을 한 진술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교사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황진이’, ‘춘향이’ 등 별명을 지어 부르는가 하면 자신이 연예인과 성관계를 하는 상상을 수업 중에 늘어놓는 등 다수의 학생을 상대로 성희롱을 일삼았던 50대의 B씨다. 그는 교무실 등지에서 여교사들의 몸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일삼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학교 교장은 여교사들이 이 같은 사실을 알렸음에도 학교 내에서 처리하자며 상급기관에 보고하지도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의 김 감사관은 방송에서 “피해 여교사들이 교장과 여러 차례 면담을 하면서 이러한 B교사의 성희롱 성추행도 알리고 단호하게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교장은 ‘학교 내에서 해결하자. 학교 밖으로 이 문제를 절대 발설하지 말라’는 식으로 은폐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은 가해자로 지목된 교장과 교사 등 5명의 이전 근무지에서도 성추행 및 성희롱이 있었는지 조사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상황으로 미뤄볼 때 해당 교사들의 이전 학교에서도 유사사안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는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또 해당 사건을 서대문경찰서에서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로 이관을 요청했다. 피해 학생의 학부모와 피해교사 등이 강력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해달라는 요청에 따른 것이다. 시교육청 대응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조사 책임자인 김 감사관이 지난달 26일 피해여교사 면담조사에 앞서 막걸리를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김 감사관은 “점심에 반주를 하게 됐으며, 이러한 사정을 피해교사들에게 먼저 말하고 조사를 진행해도 될지 양해를 구한 뒤 피해교사들이 동의해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이상수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변인은 “피해 교사들이 감사관이 먼저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었고, 술냄새도 전혀 나지 않았다고 밝혀왔다”며“피해교사들은 음주 감사라는 표현에 대해 정정보도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제식구 감싸기’를 했다. 하지만 당시 감사팀장 이하 교육청 직원들은 이를 이유로 동석조사를 거부하는 등 감사관과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학교에서 지난 1학기에만 학생 12명이 다른 학교로 전학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성추행 때문인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