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노동개혁 난항-모든 것이 엇박자
새누리당과 정부가 하반기 핵심 국정과제로 삼은 '노동개혁'을 놓고 여야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방식부터 논의기구의 형태와 논의 대상까지 서로의 입장 차가 뚜렷하다. 하반기 정국에서 여야가 노동개혁 이슈를 피하지 않을 태세여서 한 치의 양보 없는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여당은 노동개혁을 추진함에 있어 노동시장의 선진화를 통해 경제 활성화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새누리당이 올해 정기국회 안에 노동시장 개혁을 마무리 짓겠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일례로 내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는 만큼 임금피크제를 올해 안에 도입해 기업 부담을 줄이고 신규 고용의 틈을 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인제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28일 기자회견에서 "노동개혁에 무한한 시간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시한을 '정기국회'로 못 박았다.
조속한 처리를 주장하는 여당과 달리 야당은 정부의 입장만 대변해 새누리당이 일방적인 노동개혁을 추진하는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불평등 문제 해소와 중소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춰 노동개혁에 나설 계획이며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청년고용 확대 등에도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노동개혁을 논의할 조직도 새누리당은 노사정위원회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동이 중단된 노사정위원회를 재가동해야 하며 이를 위해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복귀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새정연은 전날 문재인 대표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간사인 이인영 의원 등이 참석한 비공개회의에서 노동시장 개혁뿐 아니라 기업 개혁까지 의제를 넓히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회에 비정규직 양산 등 고용 시스템 외에 법인세 인상 및 사내 유보금 문제 등 기업 관련 개혁안, 민생현안 등 경제현안을 모두 다룰 수 있는 논의를 하자고 여당과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노동개혁에만 집중하자는 방침이다. 새누리당 노동특위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29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노동개혁의 성공 여부가 4대 개혁의 주춧돌이 되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다음주 중으로 경제5단체와 특위 간 간담회를 열고 한국노총과도 만날 계획이다. 이른 시일 내에 청년들과 대토론회도 열 예정이다. 여당은 노동개혁의 3대 목표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 △취약한 사회안전망 보완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을 제시했다.
노사정위원회를 통한 노동개혁에 대해 야당은 물론 노동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새정연은 참여주체를 넓혀 공무원연금 개혁 때처럼 '사회적 협의기구'를 통한 개혁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새정연은 노사정위원회은 이미 실패한 만큼 정상화는 현실성이 없다는 판단이다. 정의당도 새누리당에 국회 내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양대 노총도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논의하기 위한 대화 틀을 국회 내에 설치하자고 의견을 전달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