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창조경제혁신센터“ 발표, 재계 17개그룹 총수들 초청
박근혜 정부의 경제핵심 프로젝트로 최근 인천까지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구축이 완료된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앞으로 2년내 총 5000개 이상의 창업·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청와대는 내다보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이 협력해 전국 17개 광역시·도마다 설치한 지역특화 전략산업 육성센터로, '창조경제 생태계'의 거점에 해당한다.
청와대, "세계 유일의 모델"
조신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은 24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2017년말까지 창업 기업 2500개, 기존 중소기업 2500개 등 대략 5000개 기업에 대한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제로는 이 목표를 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수석은 "그동안에도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본격적인 성과는 5년 후 또는 10년 후에 나올 것으로 본다"며 "박근혜정부를 넘어 그 이후에도 더 좋은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20∼25년 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거둘 성과를 지원 대상 기업의 매출액, 이익, 국내총생산(GDP) 기여도 등을 중심으로 예상해 볼 것을 전문 연구기관에 의뢰해 뒀다"며 "이르면 8월말, 늦어도 3분기 중에는 연구 결과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가장 큰 특징에 대해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전세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정부와 민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3가지 경로에서 모두 연계가 이뤄졌다는 점"이라며 "전세계 어느 국가에도 특정 지역의 지자체와 대기업이 협력한 모델이 없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대선공약에서 출발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박근혜정부의 핵심국정전략인 '창조경제'의 상징과도 같은 시설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 '창조경제'를 언급한 것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12년 9월28일 대구 서문시장 방문 때였다. 이후 박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창조경제 실현'과 이를 위한 '7대 추진전략'을 내걸었다. 2013년 2월25일 대통령 취임사에서는 국정의 핵심방향으로 '창조경제'를 제시하고, 이후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해 '창조경제' 총괄업무를 전담토록 했다.
이어 지난해 9월2일 대기업과 연계한 '한국형 창조경제혁신센터 모델'이 발표되면서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 구축 작업이 본격화됐다. 시작은 대구였다. 2014년 9월15일 삼성그룹이 지원하는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출범했다. 이후 지난 22일 인천 창조경제혁신센터까지 310일 동안 각 그룹과 각 지역을 매칭하는 방식으로 총 17개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차례로 문을 열었다. 박 대통령은 서울, 세종시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을 직접 찾아가 격려하며 이 사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역별 지원 그룹은 *대구-삼성 *대전·세종-SK *전북-효성 *경북-삼성 *광주-현대·기아자동차 *충북-LG *부산-롯데 *경기-KT *경남-두산 *강원-네이버 *충남-한화 *전남-GS *제주-다음카카오 *울산-현대중공업 *서울-CJ *인천-한진(출범일 순) 등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프로야구단 별로 연고지를 선택하는 과정과 비슷했다"고 했다.
현정부 이후 존속성이 관건
성과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미래부에 따르면 17일까지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육성을 지원한 업력 7년 미만의 창업기업은 250곳에 달했다. 업력 7년 이상의 중소기업 125곳도 혁신 등에 대한 지원을 받았다. 이를 통해 962건의 시제품이 나왔고, 75명의 신규 채용과 171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펀드 조성과 벤처캐피털 대상 투자설명회 등을 통해 68개사가 299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9개사는 116억원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 57건의 기술 지원과 75건의 판로 지원도 이뤄졌다.
관건은 현 정부가 끝난 뒤에도 각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존속할 수 있을지 여부다. 정권의 관심에서 벗어난 사업에 각 기업들이 자원을 쏟아부을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 등 최고의사결정권자가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해 강력한 의지와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지원하고 있는 그룹 또는 기업의 총수단 17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와 오찬을 갖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박대통령, 17개 그룹 총수들 초청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장과 대기업 총수들에게 "이제 이렇게 마련된 창조경제 기반을 충분히 활용하고 발전시켜서 본격적으로 성과를 창출해내야 할 것"이라며 기업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및 지원기업 대표들을 초청해 간담회 및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세계와의 경쟁에서 우리가 살아남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창조경제로의 전환이 꼭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참석자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대구·경북),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대전·세종), 조현상 효성 부사장(전북),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포항),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광주), 구본무 LG그룹 회장(충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부산), 황창규 KT 회장(경기),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경남), 김상헌 네이버 대표이사(강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충남), 허창수 GS그룹 회장(전남),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제주),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울산), 손경식 CJ그룹 회장(서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인천) 등 각 지역별로 혁신센터를 지원하는 국내 주요 대기업 대표 17명이 포함됐다.
박 대통령은 전국 혁신센터 구축이 완료된 점을 들면서 "앞으로 중요한 것은 각 지역별 혁신센터를 지역 주민들에게 잘 알리고 지역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하도록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혁신센터가 지역 주민들이 개개인의 능력과 끼를 발휘해서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정보와 서비스가 집적되는 지역 창업 생태계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창조경제 추진단은 각 지역별 센터가 형식적으로 가지 않도록 점검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속적이지 않다면 실질적인 효과가 나올 수 없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혁신센터는 지역의 다양한 혁신주체 기관들을 선도하고 특화사업을 키워내는 지역혁신의 거점이 돼야 한다"면서 "지원기업 대표 여러분께서도 직업훈련, 일학습병행제 등 다양한 인재양성 노력과 함께 유망한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가 많이 제공될 수 있도록 신규 채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스마트농업과 스마트제조, 관광과 문화콘텐츠 등 앞으로 우리 경제를 이끌 유망한 특화산업을 위해서 다양한 산·학·연 협력 프로젝트를 시도하는, 말하자면 꺼지지 않는 원자로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또 "혁신센터는 대·중소기업 상생발전과 각 지역의 유능한 숨은 인재를 찾을 수 있는 접점이 돼야 한다"면서 "혁신센터가 창업과 지역 혁신의 거점기능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여기 모이신 지원기업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창업 중소기업들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지원기업의 도움을 받아서 성장하고, 이것이 다시 지원기업의 사업에 도움이 되는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질 때 우리가 직면한 성장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원기업의 대표 여러분께서는 혁신센터를 사회공헌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속성장을 이끄는 또다른 동력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오늘 이 자리가 '대한민국 재도약의 힘, 창조경제'라는 기치 아래 창조경제가 우리 경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아직도 창조경제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는 공허한 인식을 불식시키고 우리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발전과 우리 경제의 성공을 위해서 새로운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