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비정상 언론으로 추락, 이인호 이사장 고군분투
KBS가 정상이 아니다. 스포츠 닷컴은 뉴데일리의 단독보도에 박수를 보낸다. 그만큼 이번 사안은 언론의 자유와 공정성에 국민의 공영방송인 KBS가 얼마나 문제가 심각한지 시사하고 있다. 이에 스포츠닷컴은 ‘이승만에 대한 평가’의 好, 不好를 떠나서 도무지 정상적인 언론으로 있을 수 없는 악의적 조작보도 방송을 한 KBS를 규탄하며, 뉴데일리의 보도를 같은 심정의 공기의 언론으로서 찬사를 보내고 자사 보도가 아니지만, 이 사안을 본사 독자들에게도 뉴데일리 보도대로 개제하는 바이다. 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8일 오후 3시 50분경 여의도 KBS 본관 2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자그마한 체구의 여성이 엘리베이터를 타려 하자 일련의 남성들이 이를 가로 막고 나선 것이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양측의 대치는 약 15분간 계속됐다. 겨우 인의장막을 뚫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여성은 곧장 6층 대회의실로 향했다. 이곳에는 나머지 10명의 이사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잠시 후엔 이사장이 소집한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이곳은 여의도에 위치한 KBS 본관 대회의실. 제 821차 KBS 임시이사회가 열리는 장소다.
2층 로비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제2노조)의 육탄방어를 제치고 올라온 여성은 이인호 KBS 이사장이었다. 48시간 전 '이승만 정부 일본망명 요청설' 보도로 불거진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임시이사회를 소집한 이인호 이사장은 이날 오전까지 '이사회 개회'를 반대하는 숱한 반대에 직면해야 했다. 제 2노조는 성명을 발표, "본색 드러낸 이인호 이사장은 즉각 사퇴하라!"는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고, 언론노조의 입김이 센 일부 매체들은 "KBS 이사장이 이승만 보도로 인해 전례없는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다"며 "이는 방송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월권 행위"라는 야당 이사진 주장을 가감없이 게재했다.
개회 직전엔 임시이사회 소집에 반대하는 피켓시위까지 벌어졌다. 제2노조 관계자들은 "이사장은 빵점이다" "불법적인 보도개입, 이사장은 퇴진하라" 같은 선정적인 문구가 가득한 피켓을 들고 격렬한 항의를 벌였다. 바깥에선 언론보도로, 피켓시위로 '이사회 개회'를 저지·비난하고, 안에선 물리적으로 이사장의 출입을 막는 전방위적인 압박이 펼쳐진 것이다. 이들이 이처럼 '이사회 개회'를 기를 쓰고 막으려 했던 이유는 단 하나, 자신들의 조작보도 만행이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승만 정부 일본망명 요청설' 오보 사태가 정식 안건으로 논의된다면 보도의 시시비비가 가려지는 것은 물론, '책임자 문책' 등 강도 높은 후속 대책안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결국 제2노조와 야권 이사들의 반발은 한국 언론 사상 최악의 날조를 자행한 책임을 면피하려는 또 하나의 술수에 불과했다. 이같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임시이사회가 열리자, 2시간 전 "이인호 이사장 사퇴 촉구"를 요구하는 성명까지 냈던 야당 측 이사 4인방(김주언, 이규환, 조준상, 최영묵)은 흑빛이 된 얼굴로 자리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마이크가 켜지자마자 야당 측 이사들은 작심한 듯 이인호 이사장의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사장이 임시이사회 소집 취지를 설명하는 중간에 "개인적인 역사를 강해하지 말라"며 훼방을 놓는가하면, "오늘 열리는 이사회가 이사회 성립 요건에 맞는지 살펴봐달라"는 딴지를 걸기도 했다. 그러나 이인호 이사장은 이같은 도발에 일일이 응수하지 않고 침착하게 준비한 발언을 이어갔다.
최근 '공영 방송이 뭐하는 곳이냐?' 'KBS가 친일세력이냐?' 같은 아주 별의 별 이야기들이 들리고 있어요. 결국은 KBS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분노로 변해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에 대해 KBS 집행부도 생각이 있을 것이고, 우리 이사회도 그런 점에서 노력을 기울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회의를 통해 방송 제작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구조적인 문제들을 되짚어보는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사장이 또박또박한 말투로 소집 취지를 재차 설명하자, 잠시 시끄러웠던 장내 분위기가 차분해졌다.
하지만 야당 추천을 받아 임명된 이규환 이사는 여전히 "임시이사회는 무효"라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긴급한 사안도 아닌 개인적인 의견을 안건으로 제출하고, 이사회를 소집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는 논리였다.
이에 이인호 이사장은 "이번 일이 무슨 천재지변이나 재난 같은 긴급성을 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KBS의 보도 이후 애청자들 사이에 방송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상황을 간과할 수는 없었다"며 "KBS 방송의 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의 이사회 소집"이라고 밝혔다. 이견을 달기 어려운 논리적인 반박이었지만, 감정이 상한 야당 측 이사들은 계속해서 "사회적 혼란이 아닌 특정 세력의 불만일 뿐이다" "회의를 강행하지 말라"는 성토를 퍼부었다.
특히 야당 측 이사들은 보도의 정확성 여부를 문제삼으려는 이사장에 대해 "누구든지 방송에 대해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며 "이사회에서 편성의 자유를 침해하는 말을 하면 위법"이라고 맞섰다. 이처럼 반대파 이사들의 저열한 공세가 이어졌지만 이인호 이사장은 꿋꿋했다. 누구의 권리도 제한하겠다는 얘기가 결코 아닙니다. 저는 이사회에서 얘기해서는 안되는 게 근본적으로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저는 오히려 이사들이 의견을 나누고 지혜를 모을수록 좋다고 보고 있어요.
이사회는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얘기를 해선 안된다? 저는 이게 잘못됐다고 봐요. 독립성이나 공정성을 해치고 보도 편성에 관여하자는 게 아니라, 좋거나 나쁘거나 의견이 있으면 제시하는 게 이사들의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인호 이사장은 "오늘 이사회에서 이승만 정부 망명설 보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모두 경청하겠다"고 공언을 했지만, 야당 측 이사들은 한사코 이사회 개회 자체를 부정하며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자리에는 앉아 있었지만, 발언 수위나 언행만 놓고 보면 명백한 '보이콧'이었다. 야당 측 이사들이 "절차상으로 오늘 임시이사회는 불법"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원활한 회의 진행이 이뤄지지 않자 이인호 이사장은 잠시 정회를 선언했다.
15분 뒤 다시 착석한 KBS 이사들은 이인호 이사장의 주재로 이번 이승만 보도 사태와 관련한 개인적 의견을 피력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야당 측 이규환 이사가 재차 포문을 열었다. 그는 "6년 전, 이인호 여사님께서 이승만 역사 다큐에 대해 평가를 하시면서 '의도적으로 왜곡됐고, 의식적으로 편향된 내용이 공영방송이라는 막강한 매체에 의해 방송되게 할 수는 없다'고 질타를 하셨었는데, 지금도 똑같은 반응을 보이셨다"면서 "그때 가졌던 우려가 이번에 현실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매우 참담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번엔, 여당 측 이병혜 이사가 나서 이규환 이사의 독주를 저지했다. 그는 "자꾸 독립성과 자율성 운운하시는데 KBS가 앞으로 어떻게 정확성 있는 보도를 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일본 야마구치 현 기록에 나오는 인터뷰 구술을 갖고 이승만이 어떻다는 식으로 평가를 내린 것은 보도국 내 게이트 키핑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도한 기자가 아주 무지했거나, 특종을 바랐거나 했겠죠. 보도내용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런 게이트 키핑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반론 보도를 낸 게 굴욕적이라고들 하는데, 정말 KBS는 자존심도 없습니까? 일본 야마구치 현 기록에 나오는 인터뷰 구술을 갖고 이승만이 어떻다는 식으로 평가를 내린 건데. 이런 사안일수록 정확성이 중요합니다. 이런 방송이 나왔다는 것은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요.
백번 잘해봐야 소용없어요. 한번 잘못하면 그냥 묻어가는 겁니다. 공영 방송이 되기 위해선 풍문이 아닌 올바른 자료를 토대로 방송을 해야 할 겁니다. 하지만 일부 야당 측 이사들은 "과거 조선일보가 인용보도했던 문건을 사실대로 보도한 것은 나름대로 KBS가 특종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에서 보도한 것을 다른 언론들이 보도하는 게 뭐가 문제냐"는 식의 왜곡된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승만 대통령 왜곡 보도' 안건 상정 불발
장시간 회의가 이어졌으나 야당 측 이사들의 집요한 반발로 당초 목적이었던 'KBS 오보 사태' 안건은 상정되지도 못했다. 보다못한 한 여당 측 이사가 "지금 두 시간 동안 '왜 이 회의를 소집했느냐'를 두고 설왕설래만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지만 야당 측 4인방은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이인호 이사장은 "여러분들이 소신 발언을 하셨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KBS가 자랑스럽게 생각할만한 보도는 아니었다"며 "이 안건을 정식으로 이사회에 상정할 것인지, 아니면 비공개 간담회에서 논의를 할 것인지, 추후 운영위원들끼리 중지를 모으겠다"고 임시이사회를 종료했다.
이날 파행으로 치달은 이사회 소식을 접한 한 언론 관계자는 "'보도 조작'을 조직적으로 비호하기 위한 부대가 바로 야권 이사들"이라면서 "KBS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 자성하고 대책을 강구하려고 마련한 자리를 망가뜨린 자들이 과연 KBS를 위해 임명된 이사들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원문에는 있지도 않은 날짜 집어넣어 왜곡 보도
이인호 이사장이 문제 삼은 보도는 지난 6월 24일, 전쟁 발발 65주년을 하루 앞둔 날 방영된 KBS 뉴스였다. KBS는 <"이승만 정부, 일본 망명 요청설" 사실이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당시 다나카 타쓰오 야마구치현 지사는 한국전쟁 발생 이틀 뒤인 6월 27일, 외무성을 통해 '한국 정부가 6만 명의 망명정권을 야마구치현에 세우고 싶어한다'는 전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KBS는 "한국 정부가 6만 명 규모의 망명정권을 야마구치 현에 세우고 싶어한다"라는 대목을 화면에 띄운 뒤 '외무성(1950.6.27)'이라는 날짜를 표기했다. 이같은 보도는 이승만 당시 대통령이 전쟁 발발 이틀 만에 일본으로 도망치려한 '비겁자'라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과연 이 보도는 사실일까?
KBS는 "'망명 지역'으로 거론됐던 일본 야마구치 현청의 도서관을 찾아, 야마구치현의 역사를 기록한 '야마구치 현사'에서 1950년의 기록을 살펴 봤다"면서 일본어로 쓰여진 관련 문서를 공개했다. 그러나 조갑제닷컴 조성호 기자가 확인한 縣史(현사)는 달랐다. 정작 다나카 지사의 증언에선 6월 27일에 외무성 전보를 받았다는 대목이 없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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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釜山の北のね,洛東江の川の所まで北朝鮮軍 ママが来てね。それで,このまま行ったならば,釜山は第二のダンケルクになると。そういった時にどうするかという問題ですが,外務省の方から電報が入ってね,韓国政府は六万人の亡命政権を山口県に作るということを希望しとると。
… 북한군이 부산의 북쪽, 낙동강까지 진격해 들어왔어요. 이대로 가면 부산이 '제2의 덩케르크'가 될 수 있는데,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문제인데, 외무성 사람으로부터 電報(전보)가 들어와서 한국 정부가 6만 명의 망명정권을 야마구치縣에 만들길 희망하고 있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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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얼굴에 고의로 먹칠" 이것이 KBS뉴스의 의도?
원문에 나오는 외무성 전보의 시점은 북한군이 부산을 위협할 당시인 1950년 8~9월을 가리키고 있었다. 하지만 KBS는 해당 원문에서 "북한군이 부산의 북쪽, 낙동강까지 진격해 들어왔다"는 대목을 삭제한 뒤 "한국 정부가 6만 명의 망명정권을 야마구치 현에 만들기를 바라고 있다고 한다"는 번역 문구만 방송에 내보냈다. 여기에 원문에는 있지도 않은 '6월 27일'이란 날짜까지 집어넣었다. 애당초 날짜가 있지도 않은 문서에 '특정일'을 못박아 내보낸 것은 명백한 조작이다. 게다가 보도 시점은 6.25 하루 전인 6월 24일이었다.
다나카 타쓰오 지사가 말했다는 전보도 실제로 존재했던 것인지, 한국 정부가 당시 망명 의사를 공식적으로 타진했는지조차 확실치 않은 상황이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6.25 하루 전날, "이승만 정부의 망명 요청설이 사실"이라는 방송을 내보내, 과거 대한민국 정부와 이승만 대통령의 얼굴에 의도적으로 먹칠을 가하려는 의도가 분명한 왜곡·선동 보도였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야마구치현 기록에선 망명정부 요청이 전쟁 초기 상황으로 묘사돼 있을 뿐, 보도에 나온 6월 27일이란 날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정정 보도를 냈다.
그러나 끝내 '일본 망명 요청' 자체가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다음은 지난 8일 KBS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 821차 KBS 임시이사회 주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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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호 KBS 이사장 = 제가 왜 이사회를 소집했는지, 직접적인 계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최근 공영 방송이 뭐하는 곳이냐? KBS가 친일세력이냐? 같은 아주 별의 별 이야기들이 들리고 있어요. 결국은 KBS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분노로 변해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에 대해 KBS 집행부도 생각이 있을 것이고, 우리 이사회도 그런 점에서 노력을 기울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방송 보도 내용은 여러군데에서 공격도 받을 수 있는 거죠. 우리가 처음 겪는 일도 아니고. 이번 보도는 제가 중국 여행을 하던 중에 나왔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한 건은 내렸고, 며칠 전에 이를 해명하는 기사가 나온 걸 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를 질타하는 여론이 가라앉지를 않는 것을 보면서 우리 스스로 어딘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됐어요. 방송이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못했으니 우리가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사님들 중에는 "이사회까지 열 필요가 있느냐. 그 전에 간담회를 여는 게 더 낫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노력하는 모습을 국민이 알 필요도 있습니다. 집행부는 집행부 나름대로 할 바를 하면 될 것이고, 우리도 함께 노력하는 것이죠.
이사회를 연다고 하니, 걱정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보도의 공정성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들을 하신 것 같아요. 물리적으로 제재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제 생각은 그런 것들과는 거리가 멀어요. 보도의 정확성과 방송의 품질을 먼저 생각한 겁니다. 우리가 먹을 거리가 많으면 국민들이 다 편안하게 나눌 수 있겠지만, 만일 부족하다면 똑같이 나눠도 불만이 팽배할 겁니다.
방송의 품질이 좋고 정확하다면, 국민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했다면 편파성 시비나 공정성 문제가 심하지 않을 겁니다. 결국 회사가 만들어내는 방송이 그만한 수준에 못미치고, 이렇게 축적된 불만이 불신으로 이어지게 된 겁니다. 이번 회의를 통해 한 사건만이 아니라, 앞으로 길게 봐서 방송 제작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구조적인 문제들을 되짚어보는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집행부에서도 그동안 많은 어려운 일을 겪었는데 갑자기 이사회를 소집한다고 하니 비판의 소리가 나온 것 같습니다. 저는 집행부가 적절하게 대응했다고 봅니다. 명확하게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인정했습니다. YTN도 정정보도를 낸 것을 봤어요. 같은 맥락입니다. 서방 사람들과 공산 치하에 있는 러시아 사람들을 비교하는 글을 본 적이 있어요. 자율적으로 살아온 사람은 잘못을 지적 받았을때 쉽게 인정을 하고, 자신의 격을 높이는 모습을 보입니다. 반대로 억압된 구조 속에 살아온 사람은 아니라고 고집을 피우다가 결국 자기의 격을 떨어뜨린다는 얘기죠.
잘못을 금방 시인하는 게 치명적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6.25는 우리 민족으로는 잊을 수 없는 아픈 상처를 남긴 전쟁입니다. 저희들, 6.25를 겪은 세대는 사흘 만에 수도가 함락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나라를 지키는 데 공헌을 한 인물을 함부로 비방하는 행위에 대하선 당연히 발끈하는 입장이 되는 거죠.
◆ 야당 측 이사 = 개인적인 역사를 강해하지 마십시오.
◆ 이인호 이사장 = 우리가 좋은 방송이 되려면 시청자들의 감수성과 어느 정도 교감을 하면 됩니다. 그럼 불필요한 마찰도 없을 겁니다. 그래서 설명을 드린 겁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가 국민과 교감을 하는 훌륭한 방송을 만들면 됩니다. 지금까지 부족한 게 뭐가 있는지 되짚어보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작은 불미스러운 사건을 건설적인 것으로 돌려보자는 겁니다. 집행부의 생각도 듣고, 이사진의 생각도 들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 야당 측 이사 = 이사장님 말씀은 어떤 내용에 대해 특정 방송에 대해 개인의 의견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그런 말을 하려고 회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방송 품질이 낮다거나 잘못된 내용에 대해선 사과를 하는 게 맞다는 식의 발언은 다 개인적인 얘기들입니다. 품질이 낮다고 보는 사람이 있고 높다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잘못된 내용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KBS의 반론 보도 자체를 아주 잘못됐다고 보는 사람입니다.
11명이 매일 이런 안건을 상정할 수도 있겠죠. 자기 느낌에 맞지 않는다고 막 이사회에 안건을 올리면 되겠습니까? 이사장이 오시기 전까지는 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사들이 자기 의견을 말하게 되면 저기 있는 간부들이 영향을 받게 돼요. 여기 계신 이사님들도 할 말이 없겠습니까? 그걸 이사회에서 계속 강조를 하면 영향을 받게 돼 있어요. 열려선 안되는 회의가 열렸습니다. 긴급 안건이 아니에요. 저는 이번 이사회 성립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겁니다.
◆ 이인호 이사장 = 밖에서 'KBS를 없애라', '공영방송 이사들은 뭐하냐?' 그런 얘기들이 나오기 때문에 이사회를 열게 된 겁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집했다면 열흘 전에 벌써 소집을 했겠죠. 저는 그냥 넘어갈 줄 알았는데 그냥 넘어가지 않고, 애청자 층에서 비방의 소리가 나오고, 성토대회도 열고 그래서….
◆ 야당 측 이사 = 사무국장님, 우리 이사회 성립 요건에 맞는지 살펴봐 주세요.
◆ KBS 이사회 사무국장 = 이사장님께서 안건을 보고한 취지에 대해 설명을 하고 계십니다. 안건 제출을 제안한 취지에 대해 여러 이견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성원 보고도 끝났고 이미 이사회는 개회된 겁니다. 이사회 규정 4조 3항을 보면 임시이사회는 이사장이 필요하다고 요구할 경우와 4인 이상의 이사가 요구할 경우에 열리도록 돼 있습니다.
◆ 야당 측 이사 = 이번 사항을 긴급 사항으로 본 건가요?
◆ 이사회 사무국장 = 이사장의 자격으로 소집할 수 있습니다. 이사회 정관에 의한 소집 요건을 갖췄습니다. 이번 사안이 긴급성이 있느냐는 점에 대해선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저는 보도의 정확성 문제로 인해 사회적 혼란이 커졌다고 봅니다. 이사장님이 제출한 것은 긴급 안건에 해당됩니다. 그 자체는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야당 측 이사(김주언) = 사회적 혼란이라고 하셨습니까? 특정 세력이 의견을 낸 것 아닌가요?
◆ 이인호 이사장 = 저는 이사회에서 얘기해서는 안되는 게 근본적으로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저는 오히려 이사들이 의견을 나누고 지혜를 모을수록 좋다고 보고 있어요. 누구의 권리도 제한하겠다는 얘기가 결코 아닙니다. 이번 사안은 우리가 빨리 대처를 해야지, 밖에서 나도는 시끄러운 얘기들이 가라앉을 것으로 봅니다. 무슨 천재지변이나 재난 같은 긴급성을 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집행부가 진행한 경과를 듣고 얘기를 나눠보는 게….
◆ 야당 측 이사(이규환) = 회의를 강행하지 마십시오. 누구든지 방송에 대해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하지 못하도록 돼 있습니다. 편성의 자유를 침해하는 말을 하면 위법입니다. 회의가 내용적으로 상정될 수 없는 것을 다루려 하고 있어요. 내용적으로 또 절차상으로도 오늘 임시이사회는 불법입니다. 제가 이사장님께 전화를 드려서 간곡하게 부탁을 드렸어요. 이사회를 여는 건, 보도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 이인호 이사장 = 그래서 제가 말씀드리지 않습니까. 이승만 정부 일본 망명설 오보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것에 대해 반대하시는 이사님들도 계시다고요.
◆ 여당 측 이사(이병혜) = 이승만 정부가 망명을 시도했었다는 보도가 잘못된 게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잘못되고, 정확하지 않은 보도가 많아서 시청자들이 떠나가고 있어요.
◆ 야당 측 이사 = 오늘 회의가 논란이 된 원인은 이인호 이사장님께서 이사장 자격이 아닌 안건 제출자로 말씀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사장 자격으로 이사회 소집 취지를 밝혀 주시길 바랍니다.
◆ 야당 측 이사(이규환) = 이 불법 회의에서….
◆ 여당 측 이사(이병혜) = 왜 자꾸 불법이라고 합니까?
◆ KBS 이사회 사무국장 = 임시이사회는 개회가 됐습니다. 방송법 4조 2항에 의거, '개최 요건'도 갖췄고, 상정할 '안건'에 대해서도 문제 될 게 없습니다. 지금 이사장님께서는 회의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서두에 소집을 하게 된 취지를 설명하신 겁니다. 일단 인사말을 하시고 앞으로 회의 진행을 어떻게 하실지 말씀해 주세요.
◆ 야당 측 이사(이규환) = 다수결로 회의를 진행하면 불법이 합법이 됩니까? 지나칩니다. 아까 이사장님은 분명히 긴급이 아니라고 했는데….
◆ 이인호 이사장 = 제가 해외를 다녀온지 열흘이 넘었습니다. 저는 집행부에서 조용히 해결하는 것으로 알았어요. 그런데 KBS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연일 커졌습니다.
◆ 야당 측 이사(김주언) = 전체 국민들 얘기가 아닙니다. 특정 세력의 얘기예요.
◆ 이인호 이사장 = 임시이사회가 열렸습니다. 간사로부터 경과 보고까지 받고 잠깐 정회하죠.
(15분간 정회 후 임시이사회 속개)
◆ 이인호 이사장 = 저는 KBS 이사회는 KBS가 좋은 방송이 되기 위해서 의견을 내는 집단이라고 생각입니다.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각자의 생각을 얘기하는 자리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으니 그것을 어떻게 타결하고 또한 교훈으로 삼을 것은 삼자고 얘기하자는 겁니다. 이사 여러분께서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5분 이내로 돌아가면서 얘기를 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 야당 측 이사 = 이사장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보도와 관련해 개인적인 평가나 비판할 거리도 저 역시 많이 갖고 있습니다. 이사회에서 경과 보고나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일 말고, 방송 보도 내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사안에 대해 제 의견이나 평가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어떤 보도나 제작 행태에 대해 이사회에서 비판을 가하거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승만 망명 정부 요청설에 대한 보도와 관련, 일각에서 제기한 문제를 토대로 우리 이사회가 임시이사회까지 여는 것에 대해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같은 논의가 보도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습니다.
◆ 여당 측 이사 = 이 사안을 이사회의 정식 안건으로 다루는 게 적절한지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나중에 자세히 살펴보고 집행부에 시정을 요구하든지 하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 야당 측 이사(이규환) = 차후에는 KBS 이사회에서 이런 문제를 갖고 논의하는 일이 다시는 없길 바랍니다. 지난해 9월 이인호 여사님께서 KBS 이사장으로 오신다고 할때 제가 "이 분은 KBS 이사장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씀드린뒤 공개적으로 11가지의 질문을 드린 바 있습니다. 그때 가졌던 우려가 이번에 현실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매우 참담합니다.
그 중에서 한 가지만 언급하겠습니다. 6년 전, 이인호 여사님께서 이승만 역사 다큐에 대해 평가를 하시면서 "의도적으로 왜곡됐고, 의식적으로 편향된 내용이 공영방송이라는 막강한 매체에 의해 방송되게 할 수는 없다"고 질타를 하셨습니다.
지금도 똑같은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이사장이 아닌 개인 의견을 말한 것이라면 좋습니다. 하지만 방송에선 제작 자율성을 존중하고 이들에게 맡겨야 합니다. 이사장님이 옳다고 여기는 것을 가르치려하고 따르라고 하면 이를 제작진이 어떻게 다 맞추겠습니까?
우리 이사들도 지난 3년 동안 하고 싶었던 말들이 많았지만 인내해온 것은 방송의 미래를 위해서였습니다. 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위해 참아왔던 겁니다. 이점을 이해해 주시고, 앞으로는 방송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문제는 야기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인 부탁이 아닙니다. 참고로 KBS 내에는 다양한 규약과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노사합의나 편성 규약 등,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바로 사내의 모든 간섭에서 독립하는 것입니다.
◆ 이인호 이사장 = 방송의 독립은 과연 누구로부터의 독립입니까?
◆ 야당 측 이사(이규환) = 방송법에서 방송이 독립을 지키도록 법제화 된 겁니다. 방송법 제46조는 공사는 공사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해 이사회를 두도록 돼 있어요. 이승만 망명설 보도는 내용이 틀렸다고 KBS 이사장이 얘기하는 것은 거꾸로 방송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겁니다. 객관적이라는 말은 함부로 안하시는 게 좋습니다. 이사장님이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이사회에서 이사장의 이름으로 하면 안됩니다. 방송법에 따르면 의견 제시 및 시정 요구를 시청자위원회를 통해 하게끔 돼 있어요. KBS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의견을 제시하시면 됩니다.
◆ 여당 측 이사 = 앞으로 이규환 이사님을 차기 이사장으로 모셔야겠습니다. (웃음) 저는 KBS 이사로 들어온지 3년이 됐는데 이사회란 KBS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관리 감독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아울러서 여러가지 외적 압력으로부터 KBS를 지키는데 일조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 역할을 다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역사가 평가를 하게 되겠죠.
지금 이승만 망명 정부 요청설 보도 문제는 그런 프로그램이 문제가 될 때마다 나오는 얘기입니다. 본질적으로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문제입니다.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수는 없을까 하는 문제가 가장 큰 고민입니다. KBS 내에는 여러가지 프로그램의 퀄리티와 품격, 사실 여부를 평가하는 심의실이 있습니다. 심의실과 감사실에서 제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선제적으로 능동적으로 대처하면 좋을 듯 합니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의 품격을 높이는 일입니다. 이것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회사가 갖고 있는 여러 제도들을 활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 여당 측 이사(이병혜) = 자꾸 독립성과 자율성 운운하시는데 KBS가 앞으로 어떻게 정확성 있는 보도를 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보도한 기자가 아주 무지했거나, 특종을 바랐거나 했겠죠. 보도내용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런 게이트 키핑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반론 보도를 낸 게 굴욕적이라고들 하는데, 정말 KBS는 자존심도 없습니까?
일본 야마구치 현 기록에 나오는 인터뷰 구술을 갖고 이승만이 어떻다는 식으로 평가를 내린 건데. 이런 사안일수록 정확성이 중요합니다. 이런 방송이 나왔다는 것은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요. 시청자가 없는 방송은 소용이 없는 것이죠. MBC도 부당한 방송이 지속 보도 되면서 팬들이 등을 돌린 겁니다. 백번 잘해봐야 소용없어요. 한번 잘못하면 그냥 묻어가는 겁니다. 공영 방송이 되기 위해선 풍문이 아닌 올바른 자료를 토대로 방송을 해야 할 겁니다.
◆ 야당 측 이사(최영묵) = 이번 이사회 소집 자체가 이사장님의 개인적인 소집이었다는데 문제가 있어요. 48시간 전에 이사회를 열기로 했지만 제출된 안건은 딱 2줄입니다. 과연 긴급성이 있었는지 의문이에요. 관련 방송도 2주 전에 이미 나건 겁니다.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사회가 이러면 기자들의 자율적인 취재 의지가 위축될 수 있어요. 이번 논란에 대한 안건 자체를 철회해주십시오.
◆ 이인호 이사장 = 이사회는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얘기를 해선 안된다? 저는 이게 잘못됐다고 봐요. 독립성이나 공정성을 해치고 보도 편성에 관여하자는 게 아니라, 좋거나 나쁘거나 의견이 있으면 제시하는 게 이사들의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 야당 측 이사(조준상) = 이사회에서 개별 프로그램에 대해 개별 의견을 표명하면 안됩니다. 제작 자율성을 보장해줘야 해요. 지금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보도와 혼란을 일으키는 보도가 논란이 된 것 같은데. 베트남 양민학살이나 고엽제 후유증처럼 사회적 파장이 높았던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게 잘못된 보도였습니까? 그 보도를 마음에 안들어하는 특정 세력이 있었던 거죠. "이번 보도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보도"라는 저들의 불만을 이사장이 하수인처럼 얘기를 하는 겁니다. 이번 안건, 철해해주세요.
◆ 야당 측 이사 = 1996년 산케이에서 보도한 것을 조선일보가 인용보도했고, 이를 다시 KBS가 방송했습니다. 특종 문건을 사실대로 보도한 것은 나름대로 KBS가 특종을 한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보도한 것은 다른 언론들이 보도 안합니까? 사회적 문제에 대해 시위를 하면 이게 사회적인 혼란을 일으킨 겁니까? 세월호 사건 때 유족들이 피켓 시위를 하는 것을 사회적 혼란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겁니까? 이번 일도 개인적인, 특정 집단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방송에 대해 항의를 한 것일 뿐, 사회적인 혼란이 발생한 것은 아닙니다.
◆ 여당 측 이사(이병혜) = 그러면 일본에서 잘못된 보도를 하면 그걸 계속 베끼고 다시 반론 보도를 내면 되겠네요. 우리는 망명설 논란 자체에 대한 문제보다는 방송 보도의 정확성을 묻고 싶은 겁니다. 정확성에 대한 문제예요. 정정해 주세요.
◆ 여당 측 이사 = 지금 두 시간 동안 왜 이 회의를 소집했느냐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습니다. 해당 보도로 타 언론에서도 가타부타 말이 많은 차원에서 이사회가 이 건을 안 다룰 이유도 없습니다. 이사회가 참여할 만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KBS 보도가 정제되지 않은 점에 대해 지탄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경각심을 갖는 차원에서 회의가 소집된 겁니다. KBS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이승만이라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그런 일을 보도했어요. 예전에도 조총련에서 이런 기사를 흘리고 한 적이 있습니다.
이승만은 말 그대로 우리나라 대통령 중 최고 석학이고 독립운동가였습니다. 6.25 전쟁 당시 제주도로 정부 거처를 옮기자고 했을 때 나는 여기에서 죽겠다고 한 분입니다. 망명설 보도 자체가 말도 안되는 겁니다. 보도 자체는 그런 흐름을 잘 모르고, 의도적으로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공명심에서 이런 자료가 있다보니 기자가 보도를 한 것 같아요. 이사회가 보도에 관여를 하는 것은 안되지만 또 방관하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 이인호 이사장 = 지금 임시이사회 소집 취지에 동의를 안한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우리 회사가 공격을 받고, 이사회는 뭐 했느냐는 식의 비판에 직면해 있어요. 여러분들이 소신 발언을 하셨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KBS가 자랑스럽게 생각할만한 보도는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95점, 100점짜리 방송이 되게 하기 위해서 이번 일이 좋은 밑거름이 됐으면 합니다. 이 안건을 정식으로 이사회에 상정할 것인지, 아니면 비공개 간담회에서 논의를 할 것인지, 추후 운영위원들끼리 상의를 하고 이사들의 중지를 모으겠습니다.
자유애국시민단체들 , KBS 규탄
이승만 정부가 6.25 전쟁 발발 이틀 뒤인 1950년 6월 27일, 일본 야마구치현에 6만명 규모의 망명의사를 타진했다는 내용의 지난달 KBS <뉴스9> 보도와 관련돼, 애국단체들의 항의성명 발표와 규탄집회가 잇따르고 있다. 공영방송인 KBS가 준비한 단독뉴스가 사실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 부실한 기사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KBS가 ‘이승만 정부 일본 망명설’을 보도한 시점이 6.25를 하루 앞둔 지난달 24일이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건국과 산업화과정을 왜곡·폄훼하는 특정세력의 입장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문제의 뉴스가 기본적인 팩트 확인과 반론권 보장에 소홀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KBS는 결국 지난 3일 <뉴스 9>를 통해 사과를 표했다.
KBS는 “지난달 24일 보도한 이승만 정부의 일본 망명 정부 요청설과 관련해 이승만 대통령 기념사업회 측은 정부 공식기록이 아니라며 보도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이어 KBS는 “앞서 충분한 반론 기회를 주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KBS는 “전쟁 발발 이틀만이라고 할 근거인 6월 27일이라는 날짜는 문서 내용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뉴스내용에 오류가 있음을 인정했다.
KBS가 공식적으로 사과를 나타냈지만, 자유애국단체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자유애국단체들은 보도 시점과 그 내용을 볼 때, KBS 오보를 단순한 실수로 보기 힘들다며, 책임있는 사과와 보도경위에 대한 정확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열린 애국단체들의 규탄 기자회견에서도, 시민들은 문제의 뉴스를 보도하게 된 경위를 따져 물었다.
엄마부대봉사단을 비롯한 애국단체 회원들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지난달 24일 KBS가 보도한 ‘이승만 정부 일본 망명의사 타진’ 뉴스를 “한국언론 사상 최악의 오보”라고 규탄하면서, 편집국장과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주옥순 엄마부대봉사단 대표는 이런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뒤, 같은 내용이 담긴 청원문을 KBS 측에 전달했다. 애국단체 회원들은 ‘KBS 포퓰리즘 방송’, ‘KBS는 친일부역 집단 아닌가’, ‘한국언론 사상 최악의 날조’ 등의 문구가 적힌 손 피켓을 들고 KBS의 보도 행태를 거세게 비판했다.
한 애국단체 회원은 “KBS 사장과 편집국장, 해당기사를 보도한 기자는 이승만 건국대통령과 유가족, 국민에 즉각 사과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역사를 편향적으로 재단하고, 반대한민국 정서를 드러낸 기사를 내보낸 것은 모두를 농락한 처사”라고 말했다. 주옥순 대표는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자격을 상실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KBS가 국민들에게 용서받지 못할 범죄를 저질렀다”고 강조했다. 일본인들에게 반일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 이승만 건국대통령에게 망신을 주려는 KBS는 공영방송으로서 자격을 상실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엄마부대봉사단을 비롯해 바른사회시민연합, 탈북엄마회, 119기도회, 정의로운 시민행동, 학부모봉사단 소속 회원들 50여명이 참여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