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그리스 사태…모든 가능성 대비”
그리스 사태가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스사태가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렇게 답했다. <S&P의 신용등급 강등과 그리스에 대한 유로존의 추가 금융지원 합의 난항처럼 그리스의 국가부도 위기 우려가 새롭게 번질 때마다 글로벌 증시 역시 크게 요동치며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그리스의 위기는 단지 그리스 자체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연쇄적인 파급 효과를 지니고 있다.
민간 투자자들이 그리스 투자로 보게 된 손해를 만회하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역시 재정상태가 그리 좋지 못한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등의 국채를 매도하기 시작하면 그리스의 국가부도 위기는 전 유럽으로 삽시간에 도미노처럼 확산될 수 있다. 스페인처럼 그리스보다 경제 규모가 훨씬 크고 유로존에서 그 국가에 투자하는 은행의 규모도 큰 다른 국가들로까지 전염된다면 문제가 훨씬 심각해진다.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커져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나 미국, 신흥국 시장 주식 같은 유동성이 좋은 자산까지 매도 공세에 휩쓸리면 글로벌 증시 전체가 거대한 충격에 휩싸이는 상황을 피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일으켰던 미국의 ‘리먼브러더스 파산’ 같은 초대형 악재로 번질 소지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물론 국내 증시 역시 이 충격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연초 들어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하던 국내 증시가 최근 들어 급격히 조정 국면에 접어든 것 역시 그리스 재정위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대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될 만큼 그리 간단치 않다는 점이 또 다른 고민이다. 정작 자구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할 그리스 의회가 아직까지 재정긴축 개혁안을 승인하지 않는 데다 노동계 총파업 등으로 국내 정세가 혼란스럽게 돌아가고 있다. 여기에다 추가 지원책을 둘러싸고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각국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어 합의를 끌어내는 것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그리스 사태의 단기적인 고비는 추가 구제금융 방안이 최종 결정될 24일 유럽연합 정상회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많은 전문가는 그리스 사태 자체가 국내 증시까지 얼어붙게 할 만큼 최악의 시나리오로 갈 확률은 높지 않다고 전망하고 있다. 유럽 각국이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대립하고 있긴 하지만 파국을 피해야 한다는 합의점이 있는 만큼 해결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 이달을 무사히 넘긴다고 해도 근본적인 재정 건전화가 이뤄지지 않는 한 내년이면 또 다시 그리스 국채 보유자의 대규모 손실과 금융시장 충격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최경환 부총리- “그리스 사태…모든 가능성 대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이번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따른 국내경제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최 부총리는 향후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 만반의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세계경제 회복세가 미약한 상황에서 최근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지연, 중국 증시불안 등의 요인으로 대외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그러나 우리 경제 기초여건과 리스크관리 능력이 한층 강화된 만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서는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긴장감을 가지고 발생 가능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향후 상황변화에 능동적,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국내 경제와 관련해선 “경제 체력을 착실히 기르는 한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정책 과제들을 충실히 집행해 정책효과를 가시화하겠다”고 했다. 또한 대외적으로 신흥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지역경제통합 논의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이날 논의 안건인 유라시아 로드맵과 관련해 “유라시아는 인구, 자원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회의 땅”이라며 “앞으로 유라시아 로드맵이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해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기업진출을 지원하고 유라시아 국가와 국제기구와의 협력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한-러 경제공동위원회를 통해 양국 경제협력 관계의 발판을 마련하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을 계기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연관성이 높은 프로젝트가 많이 추진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