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양심불량? (엄마를 부탁해)도 도작의혹
신경숙 소설가가 1996년작 단편 '전설'에서 일본 작가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으로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그를 한국 대표 작가로 만들어준 장편 '엄마를 부탁해'(2008년작·창비)도 다른 사람의 수필과 소재·내용 면에서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있으므로 이에 해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연합뉴스 보도와 각 언론들이 보도하기 시작했다. 신기용 문학평론가는 지난달 25일 출간한 자신의 4번째 평론집 '출처의 윤리'(세창미디어)에서 그동안 표절 시비에 휘말린 한국 문학작품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다.
신기용은 이 글에서 신경숙이 '엄마를 부탁해'에서 자신의 수필을 표절했다고 밝힌 수필가 오길순씨의 주장과 당시 언론 보도, 신경숙의 발언 등을 소개했다. 신기용은 먼저 오길순이 2012년 교육산업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주장한 표절 의혹을 소개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오길순은 2001년 출간한 수필집 '목동은 그후 어찌 살았을까'(범우사)에 실린 수필 '사모곡'에서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잃어버린 이야기를 썼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나오기 7년 전이다.
오씨의 아버지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전주 단오제에서 잃어버렸다. 아버지의 전화를 받은 딸은 급한 직장 일 때문에 당장 달려갈 수 없었고, 온 가족이 어머니를 찾았지만 쉽게 찾지 못했다. 그러다 기적처럼 전주 택시 기사의 도움을 받아 보호소에 있는 어머니를 극적으로 찾았다는 이야기다. 인터뷰에 따르면 오씨는 신경숙에게 두 차례나 이메일을 보내 표절에 유감을 표하고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답변이 없었다.
신기용은 이어 오씨의 표절 의혹 제기가 보도된 지 약 1개월 뒤, 신경숙이 제주에서 진행한 강연에서 '엄마를 부탁해'가 "그녀가 열여섯 살이던 때부터 준비해 오던 작품"이며 "이 책이 나오기까지 3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 내용은 제주 인터넷 신문 '제주의 소리'에 보도됐다. 신기용은 "(신경숙이 강연에서) 오길순의 수필집 시점보다 20년이나 더 빠른 시점을 거론함으로써 표절이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해 쐐기를 박았다"며 "표절 시비 때마다 늘 그랬듯이 신중하게 처신하는 신경숙다운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신기용은 그러나 신경숙이 강연에서 30년 전부터 작품을 준비해왔다고 한 것은 작가가 처음 '엄마를 부탁해'의 연재를 시작할 때 소개한 것과 모순된다고 지적한다. 신기용은 "(신경숙은) 2007년 '창작과비평' 겨울호에 처음으로 연재할 때, '연재를 시작하며'라는 글에서 '어머니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6년 전이다'라며 세 번씩이나 밝혔다"면서 "이는 오길순이 수필집을 출간 배포한 시기와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신기용은 "제주도에서 그 수필집의 시점보다 20년이나 빠른 시점을 주장하다 보니, '연재를 시작하며'라는 글의 내용이 거짓이 되어 버렸다"며 "제주도에서 '30년 전'을 언급한 순간, '6년 전'이라고 밝혔던 글이 거짓임을 긍정하는 오류를 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기용은 "모티브와 플롯이 닮았다고 해서 이를 무조건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오로지 신경숙 자신만이 아는 문제"라며 "긍정이든 부정이든 솔직담백한 모습을 기대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신경숙 표절사태를 주욱 지켜보아 왔다는 한 문학애독자는 "이 문제는 어느 문인협회, 출판사 소속을 떠나 그냥 넘어갈 문제가 절대 아니라며 스포츠닷컴에도 주문했다. 어떤 문단의 원로는 "신경숙이 작가로써 게을렀다고 희안한 발언"도 하는데 인격적으로 오냐오냐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이를 그냥 넘어간다면 문학지망생을 키우는 엄마, 독자입장에서도 한국문단 전체를 거지취급 할 것이며 신경숙 사태는 이미 나라망신 정도를 넘어버려서 작품을 해외에 직접 출판하겠으며 한국의 문단이 얼마나 미개한지도 신경숙 뿐만 아니라 이 사태로 거론된 표절작가들을 해외언론들에 적극 알리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