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 3호선 메르스 주의보, “주황색 택시를 찾아라” 방역당국 비상
지하철 2,3호선 메르스 주의보
발열이 시작된 뒤 열흘간 일상생활을 지속해 온 137번 확진자(삼성서울병원 응급이송 요원)가 병원 출퇴근 시 지하철 2·3호선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와 관악구 관계자는 15일 “관악구에 살고 있는 137번 환자가 출퇴근 시 서울대입구역(2호선)에서 교대역(2·3호선 환승)을 거쳐 일원역(3호선)까지 지하철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통카드(T머니) 사용 내역을 확인한 결과 최소 7일간(6월 4~10일) 출퇴근 혼잡 시간에 지하철을 이용했다”며 “137번 환자와의 직간접 접촉자가 삼성서울병원에서만 456명으로 집계됐는데 그 수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137번 환자가 지하철을 이용한 시기는 증세가 심해진 6월 5~8일도 포함돼 있다. 이에 서울시는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구체적인 동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환자의 병원 밖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 신용카드 내역과 휴대전화 위치를 확인하면서 137번 환자의 활동 범위가 광범위하게 넓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지하철 동선 확인에 앞서 서울시는 “137번 환자가 지난 5일 보라매병원 응급실에 들른 사실이 14일 오후 확인돼 즉시 병원 응급실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응급실 방문 사실은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날 137번 환자의 아들이 얼굴을 다쳐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고 이에 환자가 부인과 함께 병원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병원엔 아들의 진료 기록만 남아 있었고, 기록 확인만으론 137번 환자의 동선을 파악할 수 없었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시 역학조사반이 13일부터 환자의 병원 밖 동선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조사반이 경찰과 협조해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한 결과 137번 환자가 5일 오후 4시쯤 서울 대방동에서 2시간 정도 머물렀다. 이에 그는 “관악구에 살고 있어 근처에 들른 것 같다”고만 했다. 체류 시간이 길다고 판단한 조사반은 신용카드 내역 등을 확인했더니 당일 보라매병원 사용 내역이 나왔다. 그는 그제야 “아들이 다쳐서 갔다. 내가 간 병원만 생각해 그것까지 챙기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역학조사반은 병원 CCTV를 통해 환자의 기침 여부와 접촉자 숫자를 확인했다. 시에 따르면 137번 환자는 응급실에 1시간30분(오후 4시50분~6시20분) 머무르는 동안 직간접적으로 80명과 접촉했다. 당시 응급실에 있던 환자 36명 중 26명은 이미 퇴원했다.
중앙메르스본부 즉각대응팀 엄중식(한림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조사 결과 137번 환자가 기침 증세가 심하지 않아 바이러스를 뿜어낸 양이 별로 없다”며 “14번 환자처럼 대규모 감염을 일으키진 않을 것으로 보여 지금으로선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41번 환자 탔던 도곡동 소재 '주황색 택시'를 찾아라
병원을 탈출소동을 벌인적 있는 환자가 탔던 택시를 찾는 것도 비상이 걸렸다. 이 환자는 메르스 1차 양성 반응이 확인된 후에도 격리 조치를 거부하다가 보건당국의 강제 격리 조치를 앞두고서야 자진 이송에 동의했다. 15일 강남구보건소에 따르면 메르스 141번 환자인 A씨는 지난달 27일 아버지의 정기검진을 위해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고, 이때 응급실 화장실을 이용하다가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지난 9일부터 발열과 어지럼증, 기침, 가래 등 메르스 의심 증상을 보이다 12일 오후에 강남구보건소에 신고했다.
보건소는 구급차와 간호사를 A씨 집으로 보냈지만 출동하는 15∼20분 사이 A씨가 참지 못하고 택시를 타고 강남세브란스병원에 갔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A씨에게서 검사용 객담만 채취한 뒤 그를 병원 외부에 마련된 선별진료실에 격리했다. 하지만 A씨는 마스크를 집어던지며 “내가 메르스에 걸렸다면 다 퍼뜨리고 다니겠다”며 난동을 부렸다. 이 난동으로 당시 A씨 근처에 있던 의사 3명이 격리됐다. A씨는 병원에서 처음에 진료를 거부하자 소동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후에도 또다시 소동을 벌였다. 검사 결과가 나오는 5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걸쇠를 부수고 진료실을 벗어나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1차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이 나왔고 병원에는 비상이 걸렸다.
문제는 환자가 탔던 택시다. 택시는 도곡동 소재의 ‘주황색 택시’인 것으로 추정되나 아직 당국은 택시의 번호를 모르고 있다. 문제는 택시기사도 그가 메르스 환자인줄 모르고 태웠으니 이미 많은 승객들이 문제의 택시를 타고 다닌 것으로 보인다. 이 택시를 찾는 시민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