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현재, 메르스 4차감염단계 돌입
확진자 5명·사망2명 추가 격리자 5천명,
국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5명 더 늘어 총 150명이 됐다. 사망자도 2명 더 나왔다. 지금까지 메르스에 감염돼 숨진 환자는 모두 16명이다. 치사율은 10.7%다. 보건당국이 관찰 중인 격리대상자는 5000명을 넘어섰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5일 이 같은 메르스 현황을 발표했다. 신규 환자 중 메르스 환자와 같은 병원에서 머물다 바이러스를 옮은 경우가 4명이었다. 사망한 36번(82번) 환자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던 의료인도 1명 나왔다.
병원에서 감염된 환자 4명을 장소별로 보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이 1명(146번 환자), 대전대청병원 1명(149번 환자), 건국대병원 1명(150번 환자), 의원급 의료기관 1명(147번 환자)이다. 환자별로 보면 146번(55) 환자는 5월27일 14번(35) 환자가 머물렀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있었다. 147번(46·여) 환자는 6월8일 123번(65) 환자가 내원한 의원급 병원에 체류했던 환자로, 4차 감염 사례다. 123번 환자는 5월27~29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35) 환자에게 노출됐던 3차 감염자다.
150번(44) 환자 역시 6월6일 사망한 76번(75·여) 환자와 건국대병원 같은 병실에 체류했던 4차 감염자다. 148번(39·여) 환자는 6월3일 36번 환자가 사망하기 직전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했던 건양대병원 의료진이다. 149번(84·여) 환자는 5월22~28일 16번(40) 환자와 대전 대청병원의 같은 병동에 입원했던 환자로 확인됐다. 28번(58)과 81번(61) 환자가 14일 숨지면서 사망자 수는 총 16명으로 불어났다. 28번 환자는 당뇨병을 앓고 있었지만, 81번 환자는 별다른 지병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태가 불안정한 환자는 17명이다. 병이 완치해 퇴원한 환자 수는 4명 추가돼 총 14명이 됐다. 8번(46·여), 27번(55), 33번(47), 41번(70·여) 환자가 전날(14일) 퇴원했다. 앞서 2번(여·63)과 5번(50), 18번(여·77), 34번(여·25), 7번(여·28), 37번(45), 13번(49), 19번(60)과 17번(45), 20번(40) 환자가 2차례의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타나 퇴원했다.
격리자 수는 이날 오전 6시 기준 5216명이다. 전날(4856명)보다 360명 불어났지만, 증가폭은 전날의 842명에 비해 낮아졌다. 자택격리자 수가 434명 늘어 총 4925명이 됐다. 전체 격리 인원의 94.4%에 해당한다. 시설 격리자는 74명 줄어든 291명으로 집계됐다. 메르스 환자와 직·간접적으로 노출돼 최대 잠복기인 14일(2주)간 격리됐다가 증상이 발현되지 않아 해제된 인원은 하루 새 649명 늘어 3122명이 됐다. 격리자 중 상당 수가 삼성서울병원과 관련된 사람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하루 전인 14일 0시 기준으로 삼성서울병원과 관련 격리자 수는 2854명이었다.
삼성서울병원, 관리허술 “갈수록 태산” 드러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이송요원이 메르스에 감염된 채 환자들과 함께 병원 곳곳을 돌아다닌 대형 사고가 터졌다. 이 과정에서 병원은 방역(防疫)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하는 것들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 감염 차단 단계마다 연속적으로 허술한 대응이 이어지면서 최악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문제의 응급실 이송요원은 메르스 수퍼 전파자(14호)가 한창 폐렴 증세로 기침을 해대던 5월 27일 응급실 당직 근무자였기 때문에 당연히 격리 대상자여야 했다. 최소한 이송요원 업무에서 배제됐어야 했다. 14호 환자로부터 감염된 의료진이 나올 경우, 응급실 이송요원은 환자를 데리고 병원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최우선 감시 또는 격리 대상자로 지목됐어야 했다.
그럼에도 문제의 이송요원은 14호 환자가 메르스로 확진된 이후에도 격리되지 않은 채 환자를 이송카트나 휠체어에 태우고 밀착해서 병원 곳곳을 돌아다녔다. 삼성서울병원은 "응급실에 근무하는 100명의 이송요원 전원을 조사했는데, 정말 우연히 문제의 이송요원만 누락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 의사 감염자 두 명도 격리 대상이 아닌 상태에서 확진된 것을 보면, 당시 격리자 파악이 허술했고, 축소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이 메르스 사태 진원지였는데, 응급실 근무 직원들의 체온을 병원이 직접 측정하지 않았다. 격리 대상자에서 빠졌어도 만에 하나 감염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체온을 매일 측정하여 발열이 있으면 일단 근무에서 뺐어야 했다. 이미 외래 환자 중에서 응급실 주변에 왔다가 메르스에 감염된 사례가 있었다.
메르스 이송요원은 발열 상태에서도 이 사실을 신고하지 않고 며칠간 병원 근무를 계속했다. 메르스 노출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발열이 있으면 자진 신고하라고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상황인데, 정작 메르스 진원지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직원들에게 그러한 교육을 하지 않았거나, 지시가 작동되지 않았다.
매일 수백명의 암환자가 찾고, 하루 외래 환자가 8000여명인 병원이 14일 전격적으로 외래와 진료 폐쇄 결정을 내렸다. 진료 예약 암 환자들은 어떻게 행동하라는 지침문 발표도 없었다. 메르스에 노출됐을 수 있는 삼성서울병원 환자들은 낙인을 두려워해 이 사실을 숨기고 전국 병원으로 흩어질 우려가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예약 환자 행동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전화로 통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삼성서울병원 관련 5천588명 격리에 들어갔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