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 병원, 원자력 병원 응급실 폐쇄, 건대병원 첫 감염, 의료진도 감염
삼성서울병원을 중심으로 메르스 추가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원자력병원이 어제 오후 응급실을 폐쇄했다. 이달 초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던 환자가 찾아오자 강력한 예방 조치를 취한 것인데요, 삼성서울병원의 이송 요원인 137번 환자가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된 보라매병원도 응급실을 임시 폐쇄했다.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던 환자가 원자력병원 응급실을 찾은 것은 어제 오후 2시쯤이었다. 병원 측은 환자를 문진하는 과정에서 지난 4일부터 이틀 동안 삼성서울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한 뒤 곧바로 격리하고 검사를 진행했다. 응급실에 있던 다른 환자들은 1인실로 옮기거나 퇴원하도록 한 뒤 응급실을 폐쇄했다.
[원자력병원 관계자 (어젯밤)]
"확진자는 아닌데 삼성병원에서 잠깐 계셨던 환자분이 계셔서 검사를 해보는 게 좋겠다고 하셔서 검사는 진행이 됐고, 우선 오늘은 응급실 진료가 안 되고요, 죄송하지만. 내일 문의전화 다시 주시겠어요?"
이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입원 당시 본관 7층에 머물러 추적 관리 대상이 아니었고 의심 증상도 없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암 전문 병원의 특성상 감염 가능성을 완벽하게 차단하기 위해 응급실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자력병원 관계자]
"암 병원이니까 정말 만에 하나의 가능성도 없다는 것을 확실시하고 입원을 시키려고 하는 단계죠."
메르스 집중 치료기관인 서울보라매병원도 응급실을 임시 폐쇄했다. 삼성서울병원의 이송 요원인 137번 환자가 지난 5일 응급실을 방문해 1시간 반 정도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병원 측은 보건당국의 지시가 없었지만 방역 강화를 위해 어제 저녁부터 응급실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을 중심으로 메르스 추가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병원들이 자체적인 예방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건대병원 첫 감염 발생, 의료진도 심폐소생술 도중 감염
메르스 확진자가 5명 늘어 메르스 환자가 총 150명으로 집계됐다고 보건복지부가 15일 밝힌 가운데 과거 환자 경유지였던 서울 건국대병원에서도 첫 감염 사례가 나왔다. 추가 확진자 5명은 메르스 감염자와 같은 병원에서 지내다 병이 옮은 경우가 4명이고 메르스 환자 사망 전 심폐소생술을 하던 의료진이 감염된 사례가 1명이다. 병원 내 감염 사례 4명은 장소별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1명, 대청병원 병동 1명, 건국대병원 병실 1명, 의원급 의료기관 1명이다.
건국대병원에서 발생한 확진자(150번 환자)는 44세 남성으로 이달 6일 76번 환자(75·여·사망)와 같은 병실에 있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심폐소생술 중 감염된 의료진은 건양대병원 간호사로 방역 당국이 감염 경위 등에 대해 역학 조사를 하고 있다. 대규모 전파 위험으로 부분 폐쇄된 삼성서울병원은 확진자 발생이 전날(4명)보다 크게 줄었다. 28번(58)·81번 환자(61) 등 2명이 14일 숨져 사망자는 모두 16명으로 늘었다.
14일 숨진 사망자 중 28번 환자는 당뇨병을 앓고 있었고 81번 환자는 간이 나쁜 것 외에는 지병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확진자 중에서는 8번(46·여), 27번(55), 33번(47), 41번(70·여) 등 4명의 환자가 14일 완치 판정 후 퇴원해 퇴원자는 총 14명으로 집계됐다. 총 확진자 150명 중 사망자(16명)와 퇴원자(14명)를 뺀 120명이 현재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중 약 14%인 17명이 불안정한 상태다. 격리 대상자는 360명이 늘어난 5천216명으로, 격리 규모가 5천명 선을 넘겼다.
국내 메르스 전염은 현재까지는 모두 의료기관과 연관된 '병원 내 감염'으로 분류된다. 총 확진자 150명 중에서는 환자가 70명으로 가장 많고, 환자 가족이나 방문객 54명, 의료진 26명(의사 4·간호사 9·간병인 7·기타 6)이다. 메르스는 지난달 20일 첫 환자가 나온 이후 특정 병원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고 특히 이 중 전파 규모가 컸던 삼성서울병원은 13일 신규 외래치료 및 입원을 중단하는 병원 부분 폐쇄 결정을 내렸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