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부분폐쇄, 137번,14번 환자 심각한 동선 드러나
메르스 전파의 '제2 진원지'가 된 삼성서울병원이 결국 병원을 부분 폐쇄했다. 의료기관의 존재 이유나 다름없는 응급실 진료와 입원을 전면 제한하고 수술도 응급상황을 제외하고는 일체 중단한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첫 메르스 확진자(35번·삼성서울병원 의사)가 나온 지 9일만이다. 삼성서울병원은 13일 메르스 총력대응을 위해 부분적인 병원 폐쇄조치에 준하는 특단의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병원의 외래 및 입원, 응급실 진료가 이날부터 전면 제한된다. 수술 역시 응급 상황을 제외하고 모두 중단할 방침이다. 병원 측은 또 응급환자의 진료도 일시 중단하고 입원환자를 찾는 모든 방문객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병원은 감염된 모든 메르스 환자의 진료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공식 입장도 내놨다. 삼성서울병원에서 환자이송을 담당하다 메르스로 확진된 137번 환자와 관련해서는 추가 노출자를 파악하고 격리하기 위해 방역당국 역학조사팀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삼성서울병원이 이런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것은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의 민관합동태스크포스(TF) 즉각대응팀이 이날 삼성서울병원 이송직원의 확진으로 메르스 재확산이 우려된다며 병원 측에 즉각적인 대응조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즉각대응팀은 "137번(55) 환자의 확진으로 삼성서울병원의 응급실, 병동, 외래 등에서 다수 접촉자가 발생했다"며 "접촉자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시급히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병원 측에 전달했다. 즉각대응팀은 이어 "접촉자를 즉시 파악하고 이들을 관리하기 위한 특별대책을 즉각 수립할 것"을 요구하고 "이 대책에 따라 메르스 접촉자 관리 및 환자 진료 등 필요한 조치를 즉시 이행하고 이를 즉각대응팀과 공유할 것"을 촉구했다.
병원 측은 이송요원의 메르스 확진 이후 입원중인 밀착접촉자 37명은 1인실 격리를 12일 밤에 완료했으며, 이로 인한 간접접촉자 127명에 대해서도 1인실 격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확진 전 접촉한 직원 52명도 모두 자택 격리했다. 이미 퇴원한 직ㆍ간접 접촉자 215명에 대해서는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전화로 발열 등 이상여부를 확인한 뒤 이상 징후가 생기면 즉시 방문해 검사받을 것을 안내했다고 이 병원은 덧붙였다.
이송요원 전원(90명)을 대상으로 한 체온 체크 및 문진에서는 37.5도 이상의 발열 환자는 없는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기침을 하는 5명은 메르스 검사를 시행한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이번 137번 환자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현재 민관합동TF 즉각대응팀과 공동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137번 환자, 37명 직접 이송, 14번 환자 동선도 심각, 대규모 감염 우려
삼성서울병원에서 확진환자 중에 특별히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이 확진환자는 환자이송요원이었는데 최근까지 아픈 상태에서도 병원 곳곳을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137번째로 확진 판정을 받은 55살 남성은 삼성서울병원 직원으로, 응급환자들을 휠체어 등에 태워 검사실이나 외래진료실로 옮기는 일을 맡아왔다. 이 남성은 메르스 증상이 나타난 뒤에도 별다른 조치 없이 열흘 가까이 일했다.
[권덕철/메르스대책본부 총괄반장]
"이 분이 6월 2일부터 증상이 있음에도 계속 근무했기 때문에 노출된 사람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남성은 지난달 27일과 28일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됐다. 지난 2일 경미한 증상을 처음 느꼈지만 4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이 일부 폐쇄돼 중증환자만 이용할 수 있게 된 뒤에도 10일까지 계속 일했다. 이 남성이 직접 이송했던 환자는 37명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이 남성이 돌아다닌 병원 내 동선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일반 환자들과 시민들이 오가는 외래진료실을 자주 드나든데다 병원 밖에서도 활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은경/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
"(접촉자는) 굉장히 많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럴 경우) 별개의 건이 진행되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사태를 낳은 14번 환자도 응급실을 벗어나 병원 이곳저곳 돌아다닌 것이 추가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14번 환자도 응급실 입원 첫날인 지난달 27일, 병원 1층 여러 곳을 다니며 바이러스를 노출 시켰을 가능성도 있다며 노출 장소와 시간을 공개하기로 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