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수습, 이것만이라도 빨리잡자!
‘동탄 성심병원’ 메르스 ‘3차확산’ 진원지 부상
추가 확진자 가운데 두 명은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에서 메르스 15번째 환자로부터 같은 병실에서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이 열 다섯번째 환자는 동탄 성심병원에서의 입원기간이 길어 추가 감염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15일부터 21일 사이 메르스 첫 환자와 같은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를 간병한 30대 남성은 이후 폐렴 증세가 나타나 평택 굿모닝병원을 거쳐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메르스 판정을 받았다. 이 15번째 환자와 같은 병실에 있던 환자와 간병인이 오늘 '3차 감염'으로 확인됐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15번 째 환자의 입원 시기는 증상 발현 시점으로 볼때, 바이러스 방출량이 가장 많았을 때였다. 메르스 첫 환자가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던 시기나 14번 째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 머문 때도 모두 이 무렵이다. 게다가 추가 확진자 2명은 당국의 격리 관찰을 벗어나 요양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아 메르스 확산 위험을 키웠다. 보건 당국은 지금까지 37명의 환자가 나온, 삼성서울병원을 통한 메르스 '2차 확산세'는 수그러 들 걸로 보고 있다. 하지만 15번째 환자가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접촉한 사람들을 철저히 찾아내야만 '3차 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병원전전 ‘환자정보’ 깜깜-지역 대형병원 ‘확산거점’ 우려
ㆍ정부 “조회시스템 활용 확인” 을지대병원선 “진술에 의존”
ㆍ이동 경로 숨긴 환자도 문제… 대전·동탄지역 등 방역 비상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감소세로 접어들었지만 서울·경기·대전 지역 대형병원에서 메르스 감염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병원에서 추가 환자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경우 메르스 유행이 장기화할 수 있어 정부는 집중 방역에 나서고 있다. 평택성모병원에서 최초 환자와 같은 병동에 있다 감염된 6번 환자(71·사망)는 메르스로 확진되기 전인 지난달 26일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에 30분간 체류하다 같은 날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때 6번 환자와 동행했던 47세 사위(88번 환자)가 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아산병원에서 6번 환자 가족을 안내했던 27세 청원경찰(92번 환자)도 확진됐다. 88·92번 환자는 지난달 28일부터 자가격리 중이었다. 정부는 이들이 증상 발현 후 밀접 접촉한 사람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증상이 나타난 후 의료기관을 전전한 90번 환자(62)다. 이 환자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에 내원했다가 14번 환자에게 노출됐다. 그는 지난 3일 발열 증상이 나타나 옥천제일의원에 들렀고, 지난 6일 옥천성모병원 응급실을 거쳐 을지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최종 확진되기까지 거친 병원이 많을수록 추가 환자 발생 가능성도 커진다. 정부는 90번 환자가 거쳐간 병원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을지대병원 중환자실 전체를 격리하는 코호트 조치를 취했다.
평택성모병원에서 감염된 15번 환자(35)가 지난달 27~30일 입원했던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도 8일 환자 2명이 처음 확인됐다. 복지부 메르스대책본부 정은경 현장점검반장은 “15번 환자의 입원 기간이 길어 노출자 수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다”며 “그들 중 일부가 며칠 내 조금씩 더 발견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에서 14번 환자에게 노출된 뒤 9일 이대목동병원에서 메르스 진료·검사를 받은 58세 남성의 행적도 지역사회 감염 위험성을 키웠다. 이 남성은 지난 2~7일 미열과 몸살·구역감 등을 겪으며 지역 의원·병원에서 외래·입원 진료를 받다 8일 이대목동병원에 내원했다. 미리 연락 받은 이대목동병원 측은 방역에 대비했지만 이전에 들른 지역 의료기관은 대비가 충분치 못했을 수 있다.
대형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속출하면서 정부와 의료기관 간 정보 공유 수준이 미흡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90번 환자의 경우 복지부는 을지대병원 의료진이 정부 조회시스템을 활용해 이 환자의 삼성서울병원 방문 이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을지대병원 측은 “지난 6일엔 정부 조회시스템이 공개되지 않아 지난 8일 보호자를 추궁해 삼성서울병원 방문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6일 오후 10시부터 조회시스템을 가동했지만 의료기관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76번 환자처럼 대형병원에서 진료받기 위해 감염 병원(삼성서울병원)에 들렀던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환자도 있다. 대형병원 응급실은 기관 삽관처럼 비말(침·가래에서 파생된 아주 작은 물방울)이 주위에 퍼질 수 있는 처치가 비교적 자주 시행되고, 대기 인원도 많아 감염이 이뤄지기 용이한 곳이다. 권덕철 대책본부 총괄반장은 “병원 간 이동을 자제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메르스퇴치를 위한 시민협조시 가장 중요한 점
다행히 지금까지 메르스 확산은 '공기감염'에 의한 지역사회 확산감염이 아니라 모두 병원에서의 직간접 접촉에 의한 감염으로 밝혀지고 있다. 메르스 환자와 접촉하지 않은 시민들이야 항상 개인위생 철저히 하고 마스크 쓰고 다니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메르스 양성환자와 접촉한 뒤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들이다. 사실 이번 메르스 사태는 그 누구도 고의로 발병을 했거나 문제를 일으킨 사태가 아니다. 또 그 누가 원해서 메르스 환자가 되고 싶겠는가? 자신도 모르게 잘못하거나 재수가 없으면 환자가 되는 것이다. 또 메르스 환자는 보건당국의 안이한 행정과 실수들이 낳은 산물이기도 하며 메르스 환자라해서 사회로부터 격리되지만 절대 “죄인”도 아니며 한마디로 ‘억울한 피해자’인 것이다.
‘격리’라는 것도 환자치유를 위해 하는 것이고 다른 이유도 없다. 문제는 어렵게 어렵게 병인과 발병확산 근원지를 찾아내어 치유하고 회복 수습중이지만 메르스 양성보균자가 전에 있었거나 들렸던 메르스 병원을 숨기고 새병원을 찾아 의료진을 속인다면 그 엄청난 모든 노력이 하루아침에 무너진다는 점이다. 자기도 모르게 감염된 메르스보균자가 무슨 죄이겠는가? 사회적으로도 그들을 죄악시해서도 안되고 빨리 그들을 발견, 격리, 치유회복시켜야 사회적 치유,회복도 가능하다. 여기에는 환자 자신도 협조해야 하지만 환자가 안심하고 투명하며 진실하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주위와 사회, 병원의 따뜻한 배려도 적극 필요하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