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발표 병원명단 오류, 시민들 맹비난
정부가 7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발생했거나 경유한 병원 24곳의 명단을 공개한 가운데 일부 지명과 병원이름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명단 공개 3시간 후 수정 명단을 발표하고 환자 경유 병원 중 하나인 '성모가정의학과의원'의 소재지를 '경기도 군포시'에서 '서울 성동구'로 정정했다. 또 다른 경유 병원인 충남 보령시 소재 '대천삼육오연합의원'은 '삼육오연합의원'으로, 경기도 평택의 '평택푸른병원'은 '평택푸른의원'으로 수정했다. 이와 함께 부천의 메디홀스의원은 부천에 동일 이름 병원이 2곳 있는 것을 감안해 부천 괴안동 소재 병원으로 특정했다. 당초 '여의도구'로 잘못 표기됐던 여의도성모병원 소재지도 '영등포구'로 바로잡았다.
앞 서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확진 환자들의 이동 경로를 정부가 정확히 파악하고 있고 이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알려드리기 위해 명단을 공개한다"며 감염 경로와 관련된 24개 메르스 병원 명단을 공개했다. 현재까지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의료기관은 ○삼성서울병원(서울·17명) ○365서울열린의원(서울·1명) ○평택성모병원(평택·37명)○ 아산서울의원(아산·1명) ○대청병원(대전·3명) ○건양대병원(대전·5명) 등 4개 시도에서 6개다.
메르스 감염 환자가 경유한 의료기관은 ○서울아산병원(서울) ○여의도성모병원(서울 영등포구) ○하나로의원(서울) ○윤창옥내과의원(서울) ○평택성모병원(평택) ○평택굿모닝병원(평택) ○평택푸른의원(평택) ○365연합의원(평택) ○박애병원(평택) ○연세허브가정의학과(평택) ○한림대동탄성심병원(화성) ○가톨릭성빈센트병원(수원) ○메디홀스의원(부천 괴안동) ○가톨릭대부천성모병원(부천) ○성모가정의학과의원(서울 성동구) ○오산한국병원(오산) ○단국대의대부속병원(천안) ○삼육오연합의원(보령) ○아산서울의원(아산) ○대청병원(대전) ○건양대병원(대전) ○최선영내과의원(순창) 등 5개 시도에서 24개다. 최 총리대행은 "앞으로도 환자 발생 병원의 명단을 공개해 병원 내 접촉자를 보다 능동적으로 발굴하고 메르스 확산을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분노를 이미 넘어 당국을 맹비난하고 있다. “지금 장난하나?, 메르스 수습후에 보자!”
서울 건대병원서도 메르스 1차 환자발생--서울삼성병원 거쳐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던 메르스 1차 양성판정 환자가 지난 5~6일 강동경희대병원과 건국대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병원은 응급실을 일시 폐쇄하고 같은 기간 응급실에 입원했던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 등을 대상으로 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서울 건국대병원은 7일 입원 환자 A(75·여)씨가 메르스 검사에서 1차 양성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건대병원에 따르면 A씨는 6일 오전 9시36분 엉덩이뼈 골절 치료를 하러 서울 광진구 건국대병원 응급실에 사설 구급차를 타고 찾아왔다. 당시 병원의 메르스 관련 문진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날 오후 4시30분께 응급실에서 나와 일반 병실에 입원한 A씨는 1시간 30분만인 오후 6시께부터 열이 나기 시작했다. 이에 병원 측은 A씨의 메르스 감염을 의심하고 검체를 채취해 보건당국에 검사를 의뢰하는 한편 그를 음압병실로 격리시켰다. 오후 10시께 병원 응급실을 폐쇄하고 소독·방역을 했다. 병원 측은 A씨의 감염 예상 경로를 추적하다가 삼성서울병원 측으로부터 그가 지난달 27∼28일 14번(35) 환자가 머물렀던 응급실에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또 지난달 28일 삼성서울병원에서 나온 이후 서울의 한 노인요양병원에 머무르다가 이달 5일 서울의 다른 대학병원 응급실에도 갔던 것으로 파악돼 추가 감염 우려도 나온다. 건대병원 측은 A씨와 접촉한 의료진과 직원 등 40여명은 50병상 규모의 격리병동에 격리 조치하고, 그와 접촉했던 입원환자 40여명도 단독병실로 옮겼다
이와 함께 6일 A씨가 응급실에 머물렀던 시간대에 응급실을 방문했던 환자 명단을 정리해 질병관리본부와 보건소 등 보건당국에 보고했다. 병원 관계자는 "A씨가 엉덩이뼈 골절로 걸어다닐 수 없는 환자여서 그를 접촉한 의료진과 환자를 잘 관리하면 3차 감염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