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72 사기의혹‘ 반기문총장 조카 단독 인터뷰
"성완종 전 회장 차남인 성정수 씨가 지난 3월 뉴욕으로 찾아와 반기문 총장을 통해 랜드마크72 매각건을 부탁해 줄 것을 나에게 요청했다. 아버지(반 총장 동생)에게 가능하겠느냐고 여쭸더니 '무슨 소리냐'고 호통만 들었다. 큰아버지(반 총장)에게 빌딩 매각과 관련해 도움을 요청한 적은 결코 없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조카로 경남기업의 랜드마크72 빌딩 매각과 관련한 공식문서 위조 의혹을 받고 있는 반주현(데니스 반) 콜리어스인터내셔널 이사는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반기문 UN사무총장 조카 반주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사망 전 반 총장을 언급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성 전 회장 측이 반 총장을 통해 매각 로비를 시도했던 정황이 사실로 확인됐다. 반주현 이사는 반 총장 동생인 반기상 전 경남기업 고문의 장남이다. 그는 현재 미국 맨해튼 소재 부동산업체 콜리어스인터내셔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경남기업이 베트남 소재 랜드마크72 빌딩을 매각하려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반주현 이사와 반기상 전 고문이 반 총장에게 도움을 요청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최근 불거지고 있고, 반주현 이사는 카타르투자청(QIA)의 랜드마크72 빌딩 매매와 관련해 QIA문서를 위조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반주현 이사는 "지난 3월 카타르 국왕이 뉴욕을 방문해 반 총장과 만나는 약속이 잡혀 있었다"며 "어떻게 알았는지 성 전 회장 차남인 성정수 씨가 뉴욕을 찾아와 반 총장을 통해 랜드마크72 매각건을 부탁해 줄 것을 나에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반주현 이사는 "그래서 아버지에게 (반 총장에게 로비 부탁) 가능하겠느냐고 물었더니 아버지는 펄쩍 뛰면서 호통을 쳤다"며 "결국 '내가 반 총장을 찾아가 랜드마크72 매각건을 부탁했다가 크게 혼만 나고 돌아왔다'고 얘기를 지어내 아버지가 성 전 회장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성 전 회장과 경남기업 관계자들에게 반 총장 영향력을 활용해 카타르 국왕에게 부탁해 건물 매각이 성사되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경남기업의 랜드마크72
반주현 이사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랜드마크72 매각을 반 총장에게 청탁하거나 로비를 부탁한 일은 절대 없다"며 "어떻게 반 총장에게 그런 부탁을 할 수 있겠나. 반 총장은 전혀 모르는 사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경남기업 고문 아닌가"라며 "당시 경남기업이 어려움에 처한 상태에서 성 전 회장이 랜드마크72 매각을 서두를 때 아버지가 반 총장에게 부탁해 보겠다는 얘기를 안 하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최근까지도 성 전 회장 측에서 반 총장에게 도움을 청하라는 압력을 줬다고 반 이사는 공개했다.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QIA 공문서 위조 의혹에 대해 반주현 이사는 "나는 지금도 카타르투자청 문서가 위조된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공식문서가 위조된 것이라면 나는 전혀 모르는 사안이고 나도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성완종 사태 국민금융 교란과 피해도 모자라 대한민국을 국제적으로까지 망신시키고 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