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피의 숙청' 기획자 조연준 자신도 처형공포에 시달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측근들에 대한 숙청과 처형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조연준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숙청의 실무 기획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연준은 연이은 숙청에 따른 두려움과 신경쇠약 증세로 사표를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연준
북한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14일 "김정은은 지난해 9월 이후 40일간 발목 부상으로 잠행하면서 대규모 숙청을 진행했고 조연준이 기획자 역할을 했다"며 "당시 조연준이 신경쇠약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조연준은 이후 와병을 핑계로 사의를 밝히고 한때 노동당 청사에도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정은이 사표를 반려하고 다시 출근하라고 명령하면서 업무에 복귀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조연준은 장성택 처형을 비롯해 김정은 집권 후 북한 고위 간부에 대한 숙청 작업을 대부분 기획했다"면서 "김정은의 변덕스러운 성격과 분노 조절 장애에 가까운 행동을 보고 본인도 언제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렸다는 첩보가 있다"고 했다. 과거 조직 지도부의 간부들 속에서도 숙청 작업에 깊숙이 관여했다 거꾸로 숙청된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고위층 사이에서는 최근 "김정은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순서로 죽는다"는 말까지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군 총정치국장에서 밀려나고 정치국 상무위원마저 박탈당하면서 이런 공포 분위기는 더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김정은의 현지 지도 시 고위 간부들이 앞에서 말할 때 입을 손으로 가리는 등 극히 몸조심하는 모습이 북한 매체들에 보도되기도 했다. 북한 군부 인사들이 김정은에 대한 충성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대남 도발을 강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4일 북한의 서해 NLL(북방한계선) 포격 연습도 현영철 사태 및 이러한 기류와 관련 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 매체들은 14일 국내외 언론의 현영철 숙청 및 총살 보도에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