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이완구 국무총리 사표수리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오후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표를 수리했다. 이에 따라 이 총리는 이날 오후 6시10분 정부청사 별관 2층에서 이임식을 한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 총리가 이임사를 미리 준비했고 이임식에 직접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난 9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과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이 총리는 20일 중남미 4개국 순방중인 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힌 데 이어 7일 만에 사표가 수리됐다. 2월17일 취임한 이 총리는 결국 70일 만에 사퇴하게 됐다. 허정 총리(65일)총리에 이은 단명 총리로 기록되었는데 이임사의 내용이 주목되고 있다.
박 대통령, 거세지는 사과요구에 답할 것인가?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함에 따라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한 정치권의 대국민사과 요구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금품 리스트 파문이 불거진 후 검찰에 성역없는 수사를 주문하고 누구라도 비리 혐의가 드러날 경우 예외없이 엄중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까지 유감 표명이나 사과는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성완종 파문을 불법대선자금과 연계시키고 있는 야당은 연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와 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이번 파문에 국무총리와 전·현직 비서실장들의 이름이 거론된 데 대해 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날 김무성 대표가 "검찰 수사의 진행과정 중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의 사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데 이어 유승민 원내대표도 이날 "박 대통령이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진솔할 말을 직접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와 청와대는 대통령 사과와 관련한 당청 간 교감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여당 지도부에서 공개적으로 사과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는 만큼 박 대통령 입장에서 어느 정도는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사과 표명 여부에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이번 사안이 대통령의 사과 표명이 필요한 사안인가를 두고 부정적인 기류가 다소 강하게 감지된다.
금품수수 의혹의 주인공들이 대통령의 측근들이라지만 어디까지나 성 전 회장의 주장과 의혹만 제기된 것일 뿐 검찰 수사로 드러난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실제 과거 박 대통령이 사과한 현안들은 청와대 내부문건 유출, 세월호 참사,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기초연금 공약 수정, 윤창중 전 대변인 성추문 등 정권의 책임이 분명한 사안이었다. 하지만 리스트 파문과는 별개로 이완구 국무총리가 물러나게 된 데 대해서는 유감 표명 정도의 메시지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성완종 파문의 주요인물로 거론된 이 총리가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짓말 논란을 불러일으켜 여론을 걷잡을 수 없이 악화시킨데는 박 대통령이 임명권자로서 책임을 일정부분 져야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