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랜드마크72” 커넥션 의혹, 철저히 수사하라
경남기업 부실-금융권 1조 손실
경남기업의 부실로 금융권 및 개인 주식투자자, 협력업체 등이 떠안아야 할 손실이 1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기업에 대출해준 금융기관은 총 17곳이다. 수출입은행이 5208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 1761억원, 산업 611억원, 농협 521억원 등 은행 10곳의 대출이 약 1조원 수준이다. 또 우리종금, SBI저축은행, KT캐피탈 등 비은행 3곳의 대출이 118억원, 대우증권과 유안타증권 등 증권사 2곳에서도 235억원을 빌려줬다. 이 밖에 서울보증보험(3148억원)과 무역보험공사(28억원)가 계약이행 보증 형태로 3176억원을 지원했다.
금융기관 17곳의 대출 총액은 1조3500억원에 달하고 이 중 담보가 없어 회수할 수 없는 손실액이 7400억원대가 될 것으로 금융권은 예상하고 있다. 또 지난 15일 경남기업이 상장폐지되면서 주식투자자들의 손실도 발생했다. 수출입은행, 신한은행, 산업은행 등 13개 금융기관이 주식에서 750억원대의 손실을 봤고, 개인 투자자 7900여명도 35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평가된다. 경남기업 주식이 정상거래된 마지막 날 기준으로 성 전 회장, 관련 계열사 및 채권단을 제외한 주주가 보유한 시가총액을 투자자들의 손실액으로 상정한 것이다.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1623곳에 달하는 경남기업 협력업체들이 볼 피해도 25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영세업체들이 줄도산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생절차에 들어갈 경우 채권에 대한 원금 회수율이 30% 수준”이라며 “경남기업 협력업체가 받을 채권이 3560억원 규모임을 감안하면 전체 손실액은 250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상한 경남기업의 차입금
경남기업의 차입금은 성 전 회장이 국회의원 재직 때인 2012∼2013년에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3년은 경남기업이 워크아웃을 다시 신청하기 직전으로 은행 대출이 매우 쉽지않은 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성 전 회장이 금융당국과 금융권을 감사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점을 이용해 금융권 전반에 압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경남기업 차입금 현황, 단위 백만원
23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경남기업의 장·단기 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1조5천321억원으로 2006년의 2천68억원의 7.4배로 불어났다. 경남기업의 연도별 차입금은 2006년 2천67억원에서 2007년 2천822억원으로 36.5% 증가한 데 이어 2008년에는 7천113억원으로 152.1% 급증했다. 특히 신한은행으로부터 2007년 말 1천76억원(싱가포르 포함)을 장기 차입한데 이어 2008년 말에는 1천120억원을 단기 차입했다. 이때는 베트남 하노이의 랜드마크72빌딩 공사를 시작할 시점이지만 경남기업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기 직전이어서 금융권 자금조달이 매우 어렵던 시기였다.
성 전 회장은 2007년 말 당시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는데 당시 자금 융통에 성공한 경남기업은 워크아웃 개시 2년 만인 2011년 5월 조기 졸업했다. 경남기업의 차입금 잔액은 2011년 말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차입금 잔액은 2011년 말 9천717억원으로 1년 전보다 50.9%로 증가했으며, 2012년 말과 2013년 말에는 각각 1조2천132억원과 1조4천198억원으로 24.9%, 17.0%씩 늘어났다. 금융기관별로는 우리은행으로부터 조달한 장기차입금 잔액이 2012년 말 5천254억원으로 불어났다. 경남기업이 랜드마크72 사업을 위해 우리은행 주도의 대주단(금융기관)을 통해 5천3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또 교보생명(905억원), 기업은행(700억원), 산업은행(698억원) 등의 순서로 장기차입금 잔액이 존재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보면 수출입은행에서 조달한 장기 차입금 3천588억원이 새로 추가됐다. 2013년 말 단기 차입금 잔액도 수출입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2천17억원과 1천255억원으로 많았고 ▲한국투자증권 450억원 ▲건설공제조합 317억원 ▲기업은행 252억원 ▲신영증권 200억원 ▲국민은행 134억원 등의 순이다. 이처럼 경남기업의 차입금이 급격하게 늘어난 2011년 이후 시기는 성 전 회장이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던 때와 맞물리며 성 전 회장은 2012년 5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정무위원회에 소속해 있었으며 경남기업이 랜드마크72 사업으로 인한 유동성 악화로 다시 워크아웃 신청에 나설 시기임에도 금융권 차입이 가능했던 이유를 설명해주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또 최수현 전 금융감독원장의 재직 시기와도 비슷하다. 최 전 금감원장은 2011년 2월 금감원 수석부원장에 임명돼 2013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금감원장을 지냈다. 또 성 전 회장은 당시 금융당국의 고위 인사들과 금융기관장들도 폭넓게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기업 부실의 원인 “랜드마크72” 정관계 커넥션 의혹,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것인가?
2013년 9월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복·아오자이 패션쇼’ 행사는 경남기업이 현지에 건설한 ‘랜드마크72’ 컨벤션홀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박 대통령이 한복 차림으로 직접 무대 위를 걷는 모습을 선보여 국내외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당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013년 5월 2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인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고 대법원 확정판결을 기다리고 있었다. 또한 경남기업은 3차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앞둔 미묘한 시기였다. 경남기업은 한복 패션쇼 행사 지원을 위해 장모 대표이사와 성 전 회장 장남을 현지에 파견했다.
당시 패션쇼 유치는 베트남 랜드마크 빌딩이라는 상징성도 있지만 성 전 회장의 영향력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또 코너에 몰린 성 전 회장이 청와대 인사를 상대로 한 적극적인 ‘무엇’을 통해 구명운동에 이용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성 전 회장은 한복 패션쇼 직전인 9월3일 김진수 금융감독원 기업금융개선국장을 접촉한 것으로 다이어리에 기록돼 있다. 9월4일과 5일에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났다. 또 패션쇼 직후인 9월13일 채권은행장인 임종룡 당시 NH농협금융지주 회장(현 금융위원장)과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을 만나기도 했다.
당시에 청와대 관계자들은 장소 선정 배경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2013년 8월5일 비서실장으로 취임했기 때문에 베트남 행사 기획에 관여하지 않았다. (해외 순방이기 때문에) 외교 쪽에서 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고 이에 대해 청와대는 장소 선정과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 행사진행 업체가 한국 쪽, 정부 쪽이랑 같이 협의를 하면서 장소 선정을 했던 거고요."<청와대 관계자 발언>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다른 고려는 전혀 없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그런 것은 패션쇼를 주관하는 부서, 기관에서 임의로 선정해서…." 라고 한 언론에 말했다.
하지만, 수상한 장소 변경 과정과 함께 행사가 끝나고 불과 한 달 뒤 경남기업에 1천억 원의 긴급자금이 지원된 점은 지극히 미심쩍은 합리적 의혹이다. 경남기업의 베트남 “랜드마크72”는 성회장의 정관계 인사들 로비창구로 의혹을 사고 있고 경남기업 부실의 원인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이 부분을 수상하게 여기는 국민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만약 진정으로 청와대와 검찰이 성역없이 좌고우면 하지않고 수사한다면 성완종 두번특사와 더불어 명명백백하게 이 부분도 철저히 수사하고 국민에게 알려야 할 것이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