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경남기업 32억 비자금포착, 사용처 추적
故성완종 회장이 이끌었던 경남기업의 자금 가운데 32억원이 아무런 증빙없이 어딘가로 빠져나간 사실을 검찰이 확인했다. 숨진 성완종 전 회장이 정치인들에게 돈을 줬다고 주장하는 시기와 자금 인출 시기가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기업의 회계 장부를 분석하던 검찰은 수상한 돈의 흐름을 포착했다.
100만원 단위의 돈이 별도의 증빙없이 현금화돼 수시로 빠져나간 것이다. 2007년 10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7년동안, 모두 32억원에 이른다. 경남기업 회계 책임자인 한모 부사장은 "성 전 회장의 승인을 받아 인출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검찰은 비자금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성 전 회장을 추궁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성 전 회장은 전혀 보고 받은 적이 없고,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현여권 실세 8명이 거론된 메모쪽지가 등장하면서, 검찰은 이 돈의 성격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32억원이 회사로부터 인출된 시기와 성 전 회장이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치인들에게 돈을 건넸다고 주장한 시점이 상당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검찰은 인출이 시작된 2007년 10월이 17대 대통령 선거를 두 달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