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부인’도 아직은 의문
경향신문 ㆍ성완종 메모 속 ‘9월26일’은 독일 수행 신문사진 날짜 언급한 것
성완종 메모와 경향신문과 인터뷰한 녹음파일이 온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메모에 기재된 8인의 인물들은 모두 “황당하다, 아니다”라는 반응들이다. 홍문종의원은 기자회견을 하며 부인했고 홍준표지사는 측근이 시인함으로써 유일한데 다른 인사들도 모두 “아니라”며 부인하고 있다. 이중 김기춘 전 실장의 경우도 경향신문은 성완종 메모 속 ‘9월26일’은 독일 수행 신문사진 날짜를 언급한 것이라며 김실장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어느 주장도 확실하다고 볼수 없는 가운데 많은 국민들은 “자살을 하는 사람이 죽기전 바로 거짓말을 할수 있느냐?”는 반응이다.
경향신문에 의하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지난 9일 오후 3시32분쯤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 인근 숲 속에서 주머니에 ‘메모지’를 지닌 채 발견됐다. 그는 왜 메모지까지 갖고 집을 나섰을까? 성 전 회장은 오전 6시 산행을 막 시작하며 경향신문과 한 50분간의 단독인터뷰에서 메모지에 적힌 내용과 돈을 전달한 정황을 전하면서
“말이 안되는 짓을 하니까, 신뢰를 이렇게 헌신짝처럼 버리니까 내가 희생해서라도 사회를 바로잡아주는 길밖에 없잖아요”라고 말했다고 전하고 있다. 물론, 이 발언은 죽은 성회장의 일방적 개인 생각일 뿐이다. 하지만 이 사건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데는 핵심적인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그는 경향신문 기자에게 “내가 왜 이런 얘기를 했나 나중에 아실 테니 잘 다뤄주십시오”라며 “박근혜 정부가 깨끗해져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고 한다. 집에서 나설 때부터 작심하고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하고 싶은 말의 요지를 메모한 것이다. 주도면밀하게 준비한 흔적은 유일하게 날짜를 적시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관련 메모에서 도드라진다. 성 전 회장은 김 전 실장의 이름 옆에 ‘10만달러(2006년 9월26일)’라고 적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2006년 9월에 김 실장이 VIP(박근혜 대통령) 모시고 벨기에·독일 갔잖아요. 제가 갈 때 10만달러를 바꿔서 줬다”며 “9월26일자 조선일보 사진에 김 실장이 거기서 (박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게 나오는데 이 부장도 확인해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이 박 대통령과 벨기에·독일에 함께 갔었다는 상황을 말하기 위해 ‘9월26일자’ 신문 사진까지 찾아보고 집을 나선 셈이다. 김 전 실장은 9일 “내가 독일에 간 것은 9월23일인데, 9월26일 돈을 줬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말했었다. 9월26일을 돈 전달 날짜로 적어놓았다고 오독하고 성 전 회장이 적시한 의도와는 다른 해명을 한 것이다.
경향은 위와같이 보도했다. 경향도, 심증은 가지만 김실장의 말도 아직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이 “어떤 성역도 없이 철저한 검찰의 수사와 특검이라도 해야 한다”라고 외치는 이유다. 차제에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힘들지만 시행할 이 사건에 대한 선언 아닐까?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