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측근은 시인, 홍문종 적극 부인, 그러나 사진이 이상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전 새누리당 의원)이 2012년 대선 때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당시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에게 선거자금 2억원을 건넸다고 밝혔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또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현금 1억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숨지기 전 가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2년) 대선 때 홍 본부장에게 2억원 정도를 현금으로 줬다”며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통합하고 매일 거의 같이 움직이며 뛰고 조직을 관리하니까 해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덧붙였다. 또 ‘대선자금 장부에 회계처리가 된 돈이냐’는 질문에 “뭘 처리해요”라며 부인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홍 본부장이 정식 회계처리하지 않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박 대통령 당선을 위해 사용한 셈이다. 정치자금법 공소시효는 7년이기 때문에 검찰 수사가 본격화될 경우 사법처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성 전 회장은 또 “2011년 홍준표가 대표 경선에 나왔을 때 한나라당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캠프에 있는 측근을 통해 1억원을 전달했다”면서 “홍준표를 잘 아는데 6월쯤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일본 대사 하기 전부터 안 지 오래됐고, 뭐 뭐 얘기하면 그 사람 물러날 텐데… 죽기 때문에…”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이 실장은 개인적으로 참 가까운 사람인데, 그분도 참 처신을 잘해야 한다”면서 “그러면 안되지요. 신뢰를 중시해야지요”라고만 했다. 성 전 회장은 “나 하나로 희생하고 끝나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진짜 깨끗한 사람을 앞세워서 깨끗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꼭 좀 도와달라”고 말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이날 “돌아가시는 마당에 허위로 메모를 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것을 바로 사실이라고 연결하기에는 문제가 많다”며 돈 받은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돈을 받은 홍 지사의 측근은 “(성 전 회장이 돈을 줬다고) 말씀하신 마당에 (내가) 틀리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고 말해 돈 받은 사실을 사실상 인정했다.
홍문종, “성회장 돈받았으면 정계은퇴하겠다” 적극부인, 그러나 사진이 이상해
한편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이 경향신문의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홍 의원은 11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2년 대선 자금으로 자신에게 2억원을 건넸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경향신문 보도가 사실일 경우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홍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향신문에서 2012년 성 전 회장이 저에게 대선자금 2억원을 줬다고 보도한 기사는 전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황당무계한 소설"이라며 "단 1원이라도 받았다면 정계 은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대선 때 성 전 의원이 본인이 이끌던 선거캠프 조직총괄본부에서 함께 일하며 사무실에서 돈을 건넸다고 주장했다는 경향신문 보도에 대해 "2012년 대선 선거운동 당시 성 전 의원은 대통령선거캠프 조직총괄본부에서 근무한 적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향신문에서 제기한 의혹은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허구에 기반하고 있다"며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신속하고 투명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10일 성 전 회장의 육성파일을 공개한 데 이어 이날 성완종 인터뷰 음성파일을 추가로 공개했다. 그런데 사진이 이상하다. 문제의 사진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고 난 직후 찍은 사진인데 버젖히 성완종 회장의 모습이 보인다. 선거승리의 핵심중에 핵심들이 앉은 사진에 성완종 회장이 있다? 시민들은 “홍의원의 해명이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말하고 있다. 과연 누구말이 사실인지 검찰의 수사로 밝혀낼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