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 저성장, 갈수록 심화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을 계기로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도 조만간 뒤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연구기관들은 올해 우리 경제가 지난해 성장률 3.3%를 밑도는 것은 물론 2%대 성장에 머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9일 각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올 초 3.4~3.5%로 봤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당장 LG경제연구원이 다음주 초 기존 경제성장률 전망치 3.4%를 수정한다. 이근태 LG연 수석연구위원은 "3% 초반 혹은 2% 후반대를 놓고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3.7%를 기록할 것으로 봤던 한국금융연구원도 다음달 경제전망치를 3% 내외로 내려 잡을 계획이다. 또 6월 수정 전망치를 발표하는 현대경제연구원도 기존 전망치인 3.6%를 크게 내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KDI는 올 성장률을 3.5%로 내다보며 하방 리스크가 있다고 밝혔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분석 중에 있어 구체적 수치는 밝힐 수 없으나 다음달 하향 조정한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투자은행(IB)도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노무라증권이 지난달 3.0%에서 2.5%로 전망치를 낮춘 데 이어 이달 들어 BNP파리바도 2.7%를 제시했다. 골드만삭스(3.7&)와 BOA메릴린치(3.5%), 도이체방크(3.4%)도 기존 전망치를 수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구기관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내려 잡는 것은 소비심리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고 있어 내수 회복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2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2.8% 증가하며 반등했지만 3월 들어서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이 각각 5.4%, 7.4% 감소하며 회복세가 재차 꺾이는 모습이다.
임진 금융연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부동산 경기회복의 영향을 받은 건설 부문을 제외하고는 소비·수출지표가 모두 좋지 않아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준협 현대연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경기가 회복세에서 이탈한 것은 아니지만 회복 속도가 당초 예상과 달리 무척 미약하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는 일단 신중한 입장이지만 6월 말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할 때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단 2·4분기까지 경기지표들을 지켜본 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때 (수정할 필요가 있다면) 수정지표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맑은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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