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년 전 사고와 관련된 생존자, 목격자, 구조대의 생생한 목소리 기다려
- 채록된 기억들, 다큐멘터리와 책 등 2차 문화 콘텐츠로 제작 예정
- 시민들의 기억으로 다시 세우는 삼풍백화점, 미래 위한 치유의 길이 되길
(사진제공: 서울문화재단)
서울문화재단(대표 조선희)은 서울의 역사를 채록하는 <메모리인(人)서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삼풍백화점 붕괴’를 둘러싼 관련자들의 기억을 수집한다. 시민들이 제보한 기억을 통해 삼풍백화점 사고 당시와 이후 20년을 돌아보고, 서울이라는 도시와 한국사회가 이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했으며, 그 아픔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서울문화재단이 2013년부터 진행해온 <메모리인(人)서울 프로젝트>는 서울에 대한 다양한 기억을 목소리로 기록하며, 사장될 수 있는 서울 고유의 미시사적 이야기를 아카이브로 구축하는 사업이다. ‘역사(歷史)가 되는 목소리, 예술(藝術)이 되는 스토리’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사업시작 이후 현재까지 65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900개가 넘는 에피소드를 모았다.
올해는 ‘서울을 기억하는 세 가지 방법’이라는 주제로 서울의 ‘추억’, ‘환희’, ‘아픔’에 대한 기억을 채록하고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들어선 동대문운동장 일대(추억), 2002년 한일 월드컵(환희), 삼풍백화점 사고(아픔)가 그 세 가지 주제다. 특히 삼풍백화점의 경우 내년 6월, 사고 20주년을 앞두고 있어 아픈 기억을 통해 사회 전반에 형성된 우울증을 치유하고 반성과 회복의 실마리를 찾고자 기획됐다.
‘삼풍백화점 사고 이후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에서 시작한 <메모리인 서울-삼풍백화점의 아픔> 프로젝트는 지난 9월부터 15명의 기억수집가를 통해 생존자와 목격자, 구조대 등 관련 자료를 일차 수집해오고 있다.
사건 기사를 중심으로 기억수집가들이 수집한 목격담과 증언을 보면, 377시간을 버틴 최후의 생존자 박승현(당시 19세) 씨를 비롯해 삼풍백화점부터 세월호까지 각종 재난사고에서 인명구조 활동에 앞장서 온 배우 정동남(당시 45세) 씨와 같은 미담뿐만 아니라 과도한 취재 경쟁으로 인한 후유증이나 가짜 유가족 행세자들과 같은 어두운 단면들도 드러났다.
이처럼 당시 삼풍백화점 사고와 관련된 기억을 가진 시민이라면 누구나 제보에 참여할 수 있다. 사고 현장에 있었거나, 부상을 입어 구조되거나 구조활동에 참여한 사람, 사고로 가까운 이를 잃은 사람, 취재나 조사, 소송에 관계한 사람 등 본인 경험이나 목격담을 직간접적 증언을 해줄 모든 시민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제보된 시민들의 기억은 15명의 기억수집가들이 직접 방문하여 수집하고 기록한다. 기록된 목소리들은 서울시청 서울도서관에 위치한 ‘메모리 스튜디오’ 청취 부스나 <메모리인(人)서울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아카이빙되어 누구나 들을 수 있다.
‘2014 메모리인(人)서울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 6월 프리랜서 작가, 번역가, 예술강사 등 일반시민들로 구성된 총 37명의 기억수집단이 발족했으며, 이 중 15명이 ‘삼풍백화점 관련 조사와 기억수집’에 관한 실행공동체(COP, Community of Practice)에 참여하고 있다.
COP 취재팀에서 활동하는 최은영 씨(44, 동화작가)는 “우리가 모르고 지냈거나 잊혀진 사고 당시의 기억들을 생생한 목소리로 기록할 것”이라며, “사고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신 분들이 지금까지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담아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도 되돌아 볼 것”이라고 참여 소감을 말했다.
서울문화재단 조선희 대표이사는 “과거의 아픔을 채록하는 것은 현재의 아픔을 오래 기억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래 세대와 공유하는 장치”라며 “이렇게 모아진 시민들의 기억은 향후 다큐멘터리와 책 등 2차 문화 콘텐츠로 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풍백화점 사고와 관련된 다양한 사연 및 제보는 <메모리인(人)서울 프로젝트> 홈페이지(www.sfac.or.kr/memoryinseoul) 또는 서울문화재단 시민문화팀(02-3290-7123)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