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 애국지사 추모공원 부실관리 도마 위
- ‘풀숲 우거져 보기 흉측, 주민 반발 후 뒤늦게 예초작업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지적’ -
봉오동전투 승리의 주역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사후 78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안겨 국민적 추모 열기 속에 맞이한 제76주년 광복절 충절의 고장 태안군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독립운동 단체인 대한독립결사단(大韓獨立決死團)서산지단을 이끌었던 이종헌선생과 단원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추모공원이 정작 태안군으로부터 홀대받고 있어 지역 주민들로부터 비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광복절이 되면 추모공원 기념탑을 찾는다는 지역주민 이 모 씨에 따르면 8월 15일 아침 이종헌선생 선양회 관계자와 함께 해당 추모공원을 찾았다가 아연실색 했다.
추모공원 입구부터 기념탑 주변 전체가 전혀 정비가 안 된 상태로 풀숲이 우거져 보기가 흉측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8월15일 광복절 당일 아침 추모공원 일대 모습 (사진) 지역주민 이기권씨 제공
매년 광복절을 앞두고 예초작업등 주변정리가 잘 되었었는데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 당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태안군은 민족대표 33인중의 한분인 옥파 이종일선생의 출생지이며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미국으로 넘어가 대동보국회를 결성해 독립운동을 전개했던 우운 문양목선생 그리고 대한독립결사단 서산지단을 이끌었던 인재 이종헌선생 등 많은 애국지사들의 고향이자 동학농민운동의 성지인 태안군민으로서의 자긍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비분강개 했다.
추모공원 인근에 살고 있다는 지역주민 고 모씨는 추모공원이 생긴 후 이런 경우는 처음 이라면서 가세로 군수가 마을단위 소규모 행사나 친목회야유회, 낚시어선 고사(告祀)제, 개업식 등 사사로운 모임에 비서는 물론 과장급 공무원과 여러 직원을 대동해 참석하는 등 엉뚱한 곳에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어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고 꼬집으며 이러한 행정 일탈이 더 이상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태안군은 지역민들의 민원이 쇄도하자 광복절 다음날인 8월 16일 오후에야 부랴부랴 추모공원 주변 예초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8월 16일 오후 4시 제초작업이 이뤄진 후 모습(사진) 지역주민 이기권씨 제공
하지만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라며 싸늘한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