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수당, 메이 총리 브렉시트 우유부단함에 불신임투표 확산
영국 정가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방향에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면서, 보수당 내에서는 총리 불신임투표를 진행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28일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상하원 의원들은 브렉시트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이를 내놓지 않으면 신임 당대표 경선을 통해 총리를 끌어내리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영국 보수당은 당대표 경선 요건으로 소속 하원의원 15%의 요구를 당규로 규정했다. 현재 의회 기준 48명이다.
그래이엄 브래디 의장이 이끄는 경선 관련 원내단체 '1922 위원회’에 최소 40명의 의원이 메이 총리 불신임투표를 목적으로 하는 신임 당대표 경선 개최를 요구했다. 보수당 관계자들은 당내 여론이 악화하는 가운데 메이 총리가 단호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으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 하원의원은 가디언에 "메이 총리의 입지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취약한 상태"라며 "그녀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측 소식통은 그러나 "메이 총리가 다음 달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안보회의에서도 브렉시트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안보 협력에 초점을 맞춘 보수적인 연설을 펼칠 전망"이라고 가디언에 전했다. 최근 올리 로빈스 대표가 이끄는 영국 측 브렉시트 협상단이 EU에 브렉시트 이후 관세동맹 개념의 동반자 관계를 제안했다는 보도가 계속되면서 하드 브렉시트파의 반발을 샀다. 특히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이 지난 25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브렉시트 이후 그렇게 대단하지 않은 수준(verymodestly)으로 분리된 영국과 EU 경제를 원한다"고 정부의 입장을 밝힌 것이 불을 지폈다.
하드 브렉시트파 테리사 빌리어스 의원은 선데이 텔레그래프에 "메이 총리가 랭커스터하우스에서 대담한 비전(하드 브렉시트)를 선포했지만 그 뒤로 EU 탈퇴의 방향은 이를 희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하드 브렉시트의 길에서 벗어나게 되면 우리는 결국 EU에 계속 붙잡히는 협정에 서명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투표 결과를 존중하지 않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장관은 관세 동반자 관계에 대해 "지난해 정부가 이미 백지화 한 내용"이라며 "흑색 선전에서 비롯한 그릇된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보수당의 한 상원의원은 가디언에 "메이 총리가 실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 문제"라며 "모두가 최악의 두려움과 의심을 메이 총리에게 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데이비드 리딩턴 영국 내각처 장관은 이같은 당내 움직임에 "우리는 서로가 아닌 야당에 집중해야 한다"며 "상호 존중의 정신으로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스포츠닷컴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