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셧다운 막 내렸지만 골은 더욱 깊어져
미국정가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22일(현지시간) 임시예산안에 합의하면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사흘 만에 막을 내렸지만 양측 간 대립의 골이 여전히 깊어 향후 정국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번에 통과된 임시예산안은 당장 내달 8일에 만료될 예정으로, 보름 후에는 또 셧다운 재발 우려에 직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양당은 이날 상원에서 내달 8일이 기한인 임시예산안을 처리하며 셧다운 사태를 끝냈다. 공화당 지도부는 셧다운이 해제되면 민주당이 요구하는 ‘다카’(DACA·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폐기에 대한 보완 입법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약속하며 경색된 국면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드리머’(불법체류 청년) 들의 추방을 막는 입법화를 위한 진정한 길이 상원에서 마련됐다”며 화답했다. 임시예산안은 이날 상원 통과 후 하원을 거쳐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과 함께 발효됐다. 하지만 지난 주말 공화·민주당이 다카와 장벽 건설 등 이민정책을 놓고 첨예한 대치 끝에 유발한 셧다운의 근본 원인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셧다운 사태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정치적 부담을 느낀 양당이 일단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미봉책으로 단기 예산안을 처리한 것에 불과하다.
실제 공화당 상원 지도부가 다카 보완 입법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얼마나 적극성을 보일지도 의문이지만, 불법 이민에 대해서는 공화당 내 하원의원들이 훨씬 강경한 입장이어서 진전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민주당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하게 요구하는 멕시코 장벽 건설 예산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공화당이 다카 보완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장벽 건설 예산을 결코 수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협상은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때문에 워싱턴 정가에서는 보름 후 셧다운 위기가 다시 고개를 들거나 또 다시 임시 예산안을 협의해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존 튠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의회가 3주 안에 최종 예산안을 통과시킬 것 같지 않다”며 “5번째 임시방편(단기 예산안)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이 다카 보완 입법은 3월이 데드라인이어서 백악관과 의회가 이민정책에 원만한 합의안을 끝내 도출하지 못한다면 셧다운 시한폭탄이 내달 말 혹은 3월 초에 다시 폭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스포츠닷컴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