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총선, 메르켈 4연임 성공했지만,,,
24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집권 기독교민주당(CDU)·기독교사회당(CSU) 연합이 1위를 차지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4선 연임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4년 전 총선에 비해 의석수가 급감하고, 극우 정당이 원내 진입에 성공하는 등 메르켈 총리로서는 '상처뿐인 승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메르켈 총리는 4선 연임 성공을 기뻐할 겨를도 없이 연정 구성 전략에 골머리를 앓을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의 기둥이나 마찬가지인 독일 정치 불안에 유로화는 하락하고, 향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당분간 표류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유럽 전체가 요동치고 있다. 25일 독일 연방선거관리위원회 개표 집계 결과 CDU·CSU 연합은 246석을 차지했다. 메르켈 총리는 2013년 총선 당시 311석에 비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마르틴 슐츠가 이끈 사회민주당(SPD)도 153석으로 4년 전(193석)에 비해 40석이 줄어 '참패'했다는 평가다.
반면 2013년 창당한 극우 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은 무려 94석을 거머쥐는 파란을 일으켰다. 메르켈 총리는 출구조사 발표 직후 "우리는 더 좋은 결과를 희망했다"며 "입법에서 매우 도전적인 시기를 맞이하게 됐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유권자들의 걱정에 귀 기울이면서 좋은 정치를 통해 다시 그들에게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당장 연정 구성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했다. 그는 연정 구성을 위한 정당 간 협상을 타결해야 의원들 표결을 거쳐 다시 총리에 오를 수 있다. 독일연방 헌법 격인 기본법에 따르면 원 구성을 위한 최초 본회의는 투표를 치른 다음날부터 늦어도 30일째 되는 날까지는 열려야 하며, 그다음 본회의 때 총리 선출 표결을 한다. 역대 의회는 대체로 첫 본회의를 열고 나서 늦어도 이틀 안에 총리를 뽑았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가 처음 총리가 된 2005년에는 CDU·CSU 연합과 SPD 간 대연정 구성 협상이 진통을 겪으면서 총선 후 65일 지난 시점에서야 총리 선출 표결이 이뤄졌다. 지난한 연정 협상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메르켈 총리 앞에 놓인 선택지는 3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CDU·CSU 연합-자유민주당(FDP)-녹색당 간 이른바 '자메이카 연정'이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지목된다. 자메이카 국기 색과 세 정당의 상징색(검은색, 노란색, 초록색)이 비슷하다는 데서 나온 용어다. 이 경우 과반 의석을 넘길 수 있지만 난민과 조세, 에너지 정책 등에서 각 당의 입장이 다른 만큼 연정 협상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스포츠닷컴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