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각지 한국교민·유학생들 촛불시위·시국선언
지구촌 곳곳의 한국교민들도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3차 촛불집회에 동참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등 10여개국 30여개 도시에서 이번 주말 촛불집회와 시국선언, 피켓시위가 진행됐다. 미국 워싱턴DC에서는 전날 내셔널 몰 링컨기념관 앞 광장에서 박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는 촛불 시위가 열렸다. 뉴욕 교민 200여명은 맨해튼의 코리아타운 입구에서 ‘박근혜 퇴진’이라고 적힌 노란색 플래카드를 연단 앞에 걸고 촛불 시위를 했다. 이날 ‘재미교포 공동 시국성명서’ 발표와 ‘한인 목회자 공동 시국선언문’ 낭독도 이어졌다.
재미교포가 가장 많은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주LA 한국 총영사관 앞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단체가 시위를 벌였다. ‘LA 시국회의’ 등 10여개 단체를 중심으로 모인 교민 500명은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노란색 플래카드를 앞세워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미국 대학 내 한국인 유학생들의 시국선언과 촛불집회도 계속됐다. 하버드대학·대학원의 한인 재학생과 연구원 193명은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앞서 UC버클리, 스탠퍼드대 유학생들도 시국선언을 발표했으며 MIT 재학생, 연구생 등 118명도 시국선언문을 내고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유럽 주요 도시에서도 교민과 유학생들이 박 대통령의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집회를 펼쳤다. 독일의 수도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 광장에는 약 300명이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종이 마스크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프랑크푸르트암마인, 슈투트가르트, 뮌헨, 보훔 등에서도 현지 교포와 유학생들의 집회가 열렸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최근 들어 가장 많은 700여 명의 교민과 유학생, 관광객 등이 모여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일본에서는 재일교포 단체 주최로 피켓 시위가 열렸고,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와 인도 뉴델리,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주요 외신들도 12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촛불집회를 일제히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국 곳곳에서 올라온 100만명이 서울 도심을 가득 메웠다”며 “박 대통령이 임기 중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CNN은 “박 대통령이 이미 두 차례나 사과했지만, 배신감을 느끼는 한국인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최순실 국정개입뿐 아니라) 300명 이상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를 포함, 지난 수년간 수많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좌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집회 참가자들이 국정 교과서, 위안부 협상 등 이번 파문 이외 다른 문제점도 함께 지적했다고 보도했고, 영국 BBC방송은 이날 집회 구호가 청와대까지 들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100만명의 한국인이 서울 도심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평화롭게 집회를 이어갔다”며 시위 분위기에 주목했다. 중국 반관영통신인 중국 신문망과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망,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망 등도 ‘최대규모의 집회’ ‘향후 정국의 분수령’ 등의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12일 밤부터 이번 촛불집회를 톱 뉴스로 다룬 NHK는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최대 규모인 26만명(경찰 추산)이 참가했다며, 집회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파도타기를 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요미우리와 아사히신문, 산케이신문 등도 이번 집회를 전면 보도하며 주요 뉴스로 다뤘다.
스포츠닷컴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