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BI 힐러리 측근 수색영장 발부, 힐러리VS트럼프-1%차 초박빙으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측근 이메일에 대한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은 30일(현지시간) FBI가 클린턴의 최측근 후마 애버딘의 이메일 수색을 위한 영장을 확보했다고 복수의 연방 수사당국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문제의 이메일은 애버딘의 전남편 앤서니 위너 전 하원의원의 미성년자 '섹스팅'(음란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찾아낸 애버딘의 업무 이메일로, 위너 전 의원의 노트북 컴퓨터에서 나왔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지난 28일 미 의회에 보낸 서신에서 "당초 (클린턴) 이메일 수사와 무관한 것으로 분류한 이메일 중에서 수사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메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사설 계정으로 주고받은 이메일 중에 추가로 기밀이 포함된 것이 있는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FBI가 대선을 불과 11일 앞둔 시점에 불기소로 결론 난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하면서 클린턴이 승기를 잡았던 막판 선거전이 요동치며 이번 대선의 초대형 변수로 떠올랐다.
클린턴은 물론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측도 대선일 전에 이번에 발견된 이메일과 관련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을 FBI에 촉구했고, 법무부 고위 관계자들도 사안의 민감성과 시급성을 고려해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수사가 대선일 전에 끝날지는 미지수다. WP는 위너의 노트북에서 발견된 애버딘의 이메일이 65만 건에 달하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클린턴과 애버딘에 관련된 서신이라고 한 수사당국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FBI는 이 방대한 이메일에서 클린턴 이메일 수사와 관련된 것들을 찾아내야 한다.
전직 FBI 관리들은 이번 수사 과정이 복잡하고 느릴 수 있으며, 선거 이후까지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FBI 수사관들은 클린턴 이메일 수사와 잠재적으로 관련된 정보를 찾기 위해 이메일을 읽어봐야 하고, 이를 분류하는 데 의문점이 있으면 다른 기관에 해당 이메일을 보내 검토하는 과정 등을 거쳐야 한다. 한 연방 수사당국 관리는 FBI가 대선일 전에 수사를 마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NYT에 말했다. 또 다른 관리들은 이번 이메일 재수사가 대선일 전에 종료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전망했다.
코미 국장은 20년 전인 연방 상원 특위에서 부특별조사역으로서 1996년 클린턴 부부가 연루된 ‘화이트워터 게이트 스캔들’을 조사했고 2002년에는 연방검사로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기 직전 ‘석유왕’ 마크 리치를 사면한 사건을 수사했다. 두 사건은 모두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그를 FBI 국장에 지명하면서 “정치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대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오바마 행정부 내 코미 국장에 대한 평가와 지난 행보를 고려했을 때 민주당의 ‘정치공작 전략’은 자칫 잘못하면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공화당 부동층의 표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에게 돌리게 될 수 있다. ABC방송과 WP의 여론조사(10월 25~28일ㆍ1160명) 결과에 따르면 힐러리와 트럼프의 지지율은 46%와 45%로, 1%포인트에 불과했다. 불과 일주일 전, 12%포인트까지 벌어졌던 지지율 격차가 FBI 재수사를 계기로 좁아진 것이다. 실제로 이날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4%는 FBI의 재수사 때문에 힐러리를 지지하고 싶은 마음이 약해졌다고 답했다.
스포츠닷컴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