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한국 최순실 게이트·촛불집회 상세보도
외신들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파문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와 한국국민들의 시위 상황 등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권 운용이 이번 스캔들로 힘든 상황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AFP통신은 30일 "검찰은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했고 시민 수천명은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개인 및 정치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박 대통령에 대한 (퇴진) 압박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에 대해서는 "의심스러운(shadowy) 종교 지도자이자 과거 한때 박 대통령 멘토의 딸"이라면서 "한국 언론들은 최 씨를 라스푸틴(Rasputin)과 같은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리 라스푸틴(1869~1916)은 젊은 시절 방탕한 생활을 하다 돌연 수도승을 자처한 인물로, 러시아의 마지막 차르 니콜라이 2세와 알렉산드라 황후의 총애를 얻은 뒤 이를 바탕으로 내치와 외교 등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사리사욕을 챙겼다.
로이터통신도 최순실 게이트 검찰 수사 상황과 집회 소식 등을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다. 통신은 "화난 국민들은 대통령이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고 정부를 잘못 운영했으며, 이로 인해 국정을 이끌 권위를 상실했다고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박 대통령은 "비선실세, 정실인사, 부당이득 등이 맞물려 있는 연속극 드라마 같은 정치 스캔들에 휩싸였다"며 이 드라마엔 "심지어 한국판 라스푸틴이 있고 비밀스러운 팔선녀 모임"도 등장한다고 전했다.
WP는 또 "하야와 심지어 탄핵 요구도 정치권에서 확산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정권 출범 뒤 가장 낮은 17%까지 곤두박질쳤다"고 보도했다. 최순실 씨에 대해서는 "일종의 무속인(shaman-fortune teller)인 최태민 씨의 딸로,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수록된 2007년 문서는 최태민 씨를 '카리스마 있는 목사'로 묘사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한국 국민들은 대통령과 야당에 의해 무속인이라고 비난받는 의심스러운 조언자가 관여된 스캔들에 수주 동안 사로잡혀 있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위 상황을 전하면서 "대통령의 오랜 지인이 정부 기밀 자료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수많은 한국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번 스캔들로 "투명성과 부실한 국정 운영 그리고 한국의 오랜 부패 문제들 둘러싼 우려가 증폭됐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박 대통령은 2013년 취임 이후 최대의 정치 위기에 직면했다"며 "오랜 지인인 최순실 씨가 그들의 관계를 통해 영향력을 넓혀왔다는 혐의는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각성을 더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박 대통령은 최측근으로 '막후 실력자'라고 불리는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 의혹으로 검찰이 청와대에 수사를 개시하면서 정권 운영이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통신은 "중립적 인물을 총리로 임명해 일부 국정 운영을 맡길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지만 인사 쇄신만으로 구심력을 회복시키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도 "박 대통령의 지인 여성에 대한 공문서 유출 의혹 등으로 검찰이 청와대를 수색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박 대통령의 정권 운영은 최대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박 대통령의 대폭적인 인적 쇄신을 할 생각이지만 대규모 사퇴 촉구 시위 등으로 정권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어 국면 타개책은 찾기 어려워보인다"고 진단했다.
스포츠닷컴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