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담패설, 여성비하 트럼프에 미여성운동 활기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잇따른 여성 성적 비하 발언이 역설적으로 미 여성운동에 호재가 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낙태 문제 등으로 분열돼 있던 미 여성운동이 일상적인 성적 학대 퇴치 운동을 계기로 모처럼 단합하고 있는 시점에서 트럼프의 공격적 발언이 여성운동에 이례적인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포린폴리시(FP)는 트럼프의 잇따른 여성혐오 성적 발언이 현대 여성운동 사상 어떤 정치적 사안보다도 힘과 분노를 통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그동안 여성임에도 여성유권자들 사이에서 지지 확보에 고전해 왔으나 트럼프의 발언을 계기로 공화당 지지여성 유권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여성유권자들 사이에서 급속히 지지를 확대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7일 트럼프의 외설적 발언이 담긴 NBC의 연예 프로그램 '액세스 할리우드' 테이프가 공개된 후 클린턴 지지도가 급상승해 여성유권자들 사이에서 20% 이상의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클린턴 지지 상승분의 대부분을 여성유권자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해온 보수 기층에도 변화가 일어 복음주의 여성 신도들이 트럼프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다고 FP는 전했다.
공화당 기반인 복음주의 기독교계의 경우 남성 신도들은 외설 파문에도 트럼프 지지를 고수하고 있으나 여성 신도들은 등을 돌리면서 '남성' 교계 지도자들을 비난하고 있다. 73만3천 팔로워를 지닌 베트 무어가 트럼프 지지를 철회하면서 아직 그를 지지하고 있는 교계의 남성 지도자들을 비난하고 있다고 FP는 전했다. FP는 이탈한 공화당 지지 여성유권자들이 실제 선거에서 클린턴에게 표를 던질지는 아직 미지수이며, 대신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를 기명할 수도 있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대선 투표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여성계의 집단적인 반발이 미국 기존의 성(性) 정치학 관행을 뒤바꿀 무언가로 비화할 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스포츠닷컴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