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내분 심각, 트럼프는 “마이웨이”
미국 공화당의 내분 상황이 점입가경에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는 11일(현지시간) “나를 옭아맨 족쇄를 벗어버리고,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미국을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경쟁자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보다 공화당을 상대하기가 더 어렵다”면서 “그들(공화당 내 트럼프 반대 세력)은 이기는 방법을 모르고 있어 내가 그들을 가르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노예 해방 선언을 했다”고 힐난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주특기인 폭풍 트윗을 통해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나약하고, 무력한 지도자’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 대해 ‘더러운 입’이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라이언 의장과 매케인 의원은 트럼프의 음담패설 발언이 공개된 이후 트럼프를 비판해왔다. 라이언 의장은 공화당의 내분 사태가 상·하원 의원 선거 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대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공화당 내부에서 백악관과 상원의 다수당은 이미 민주당에 넘어갔고, 하원의 다수당 지위도 위협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트럼프에 등을 돌리는 정치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USA 투데이가 이날 공화당 소속 주지사 31명, 상원의원 54명, 하원의원 246명 등 선출직 공화당 정치인 3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26.2%인 87명이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였던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를 비롯한 주지사 11명, 상원의원 8명, 하원의원 39명 등 58명이 이번 대선에서 아무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공화당의 상·하원 의원 28명은 다른 후보를 찍겠다고 밝혔다.
리처드 해나(공화, 뉴욕) 하원의원은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USA 투데이는 “현대 미국 정치사에서 민주·공화 양당의 선출직 정치인이 자당의 대선 후보를 집단으로 거부한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또 조기 투표 참여자가 늘어나 힐러리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전했다. NYT는 대표적인 경합주인 플로리다 중에서 2012년 대선과 비교할 때 민주당 지지자의 조기 투표 신청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마이애미, 올랜도 등의 히스패닉 밀집지에서 조기 투표 신청이 50%까지 늘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한편, 지금까지 공개된 것보다 훨씬 더 강도 높은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음 파일이 있어 미국 언론이 이 파일을 입수하려고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다.
스포츠닷컴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