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출신 과학자들 올해 노벨상 수상자에 무려 3명
지난 2014년 영연방에서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끈 바 있는 스코틀랜드는 미국 다음으로 노벨상을 많이 받은 과학 강국인 영국의 한 축이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영국 연방 일원인 스코틀랜드 출신 과학자들이 많아 눈길을 끌고 있다. 4일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데이비드 사울레스(82·미국 워싱턴대 명예교수), 마이클 코스털리츠(73·미국 브라운대 교수), 덩컨 홀데인(65·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등 3명은 모두 영국 출신이다. 이중 사울레스 교수와 코스털리츠 교수는 영국에서도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지도교수와 제자 사이였다. 홀데인 교수는 잉글랜드 런던 태생이다.
이어 5일 노벨 화학상 공동수상자 명단에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태어난 프레이저 스토터트(74·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가 포함됐다. 물리학상과 화학상 공동수상자 6명 가운데 4명이 영국인이고 이중 3명은 스코틀랜드 출신이 차지한 것이다. 이들 영국인 과학자 4명 모두 영국에서 활동하다가 1980~1990년대 미국 대학으로 옮겨간 점도 공통점이다. 스토터트 교수가 공로를 인정받은, '로탁세인'(rotaxane)을 발견한 연구는 영국 중부 셰필드대학에서 연구하던 시절 이뤄졌다. 다른 3명도 영국 대학에서 있을 때 이뤄진 연구나 당시 시작했던 연구들로 올해 노벨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영국 과학자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활동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영국 케임브리지대 물리학 명예교수 마틴 리스는 일간 가디언에 정부의 대학 예산이 축소되고 있던 시기에 미국으로 "이탈한" 영국인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리스 교수는 "지금 영국 과학계는 그때보다 훨씬 강하다. 부분적으로는 유럽 대륙의 과학 강화 때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스토터트 교수는 이날 BBC와 인터뷰에서 "연구는 화학 근본에 대한 인식이었다. 오늘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연구가 성공한 데에는 국제적 협력이 매우 중요했다면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지칭해 "영국이 이런 협력을 끊는 상황을 살피고 있는 것이 걱정스럽다"고도 했다. 앞서 '신의 입자' 힉스 입자 존재를 제시해 2013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피터 힉스 등 영국의 저명 과학자들도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이런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힉스는 잉글랜드에서 태어났지만 모친이 스코틀랜드인이고,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거의 평생을 보냈다.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