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단둥 훙샹 대북 핵물자 수송루트 압록강 밀무역”으로 드러나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랴오닝 훙샹그룹이 북한에 핵물자를 수출할 때 압록강 밀무역 경로를 활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훙샹이 외부 감시가 소홀한 시 외곽이 아니라 도심 부근에서 버젓이 밀무역을 한 것으로 볼때 공안 등 당국과 유착설도 나오고 있다. 29일 북중접경의 대북소식통들에 따르면 훙샹그룹은 최근 수년동안 단둥 전싱(振興)구의 신도시 랑터우(浪頭)에서 선박을 이용해 북한으로 핵 개발 관련 물자를 몰래 들여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단둥훙샹실업발전 등 훙샹 계열사들이 지난 몇년간 랑터우 밀무역을 통해 일반무역으로 통관시키기 힘든 핵 개발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물자를 북한에 들여간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는 공안이나 폭력조직의 비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랑터우 신도시는 단둥시가 북중교역의 새로운 근거지로 삼기 위해 2009년 이후 조성했으며 인근에 주 선양(瀋陽) 북한총영사관 단둥대표부 건물이 들어섰고 북한 신의주로 연결되는 신압록강대교도 있다.
공식적인 북중무역은 교역물품을 실은 차량이 압록강변에 있는 단둥해관 내 통관대기용 주차장에 진입한 뒤 차량검색대에서 해관 관리의 검색을 받은 뒤 중조우의교를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경로를 밟는다. 지난 3월 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270호 결의가 나오면서 검색이 강화돼 군사용도로 전용가능한 물자는 통관할 수 없게 됐다.중국에서 북한 신의주 방면으로 향하는 화물열차도 단둥역에서 일단 정차해 검색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간다.
접경지역 소식통은 "대북제재 2270호 결의 이후 중국이 육·해상을 통한 대북 교역물자를 강력 검색한다고 했으나 밀무역이 자행돼 효과를 감퇴시켰다"며 "대북 관련 기업에 대한 중국당국 제재가 본격화하면 밀무역이 어느정도 숙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일본 아사히신문은 훙샹그룹의 마샤오훙(馬曉紅) 총재가 중국 세관당국에 뇌물을 보내 북한의 핵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재료를 대부분 자유롭게 수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고 지난 28일 보도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대북 밀무역 등으로 북한 핵무기 개발 물자 거래를 지원한 혐의로 마 대표와 측근 3명 등 훙샹그룹 관계자 4명을 대북 제재 리스트에 공식 등재한 바 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훙샹과 거래하던 북한 측이 어느 순간 마샤오훙에게 빚진 3천만 달러(약 328억 원)의 상환을 거부하면서 산화알루미늄 등 화학물질 거래를 제안했으며 마샤오훙이 이러한 화학물질이 핵무기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몰랐을 수 있다고 마샤오훙을 아는 기업가를 인용해 전했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