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유엔연설, 트럼프 비판
임기 중 마지막 유엔 총회 연설에 나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고립주의 및 미국우선주의, 포퓰리즘을 앞세우고 있는 공화당의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1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리 사회가 불확실성과 불안, 갈등으로 가득 차 있고, 국가 간의 긴장이 수면 위로 급속히 떠올랐다”며 “이 같은 불안과 불평등에 따른 양극화가 정치를 극우파의 공격적 국가주의와 포퓰리즘으로 이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극단주의가 외국으로 계속 수출될 것으로 전망돼 단순히 장벽을 건설해 세상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막기는 힘들다”고 강조했다. 폴리티코는 오바마 대통령이 트럼프의 이름이나 그의 대선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등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트럼프의 ‘대표 상품’인 멕시코 국경의 장벽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고립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를 비판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또 오바마 대통령이 국제 문제를 언급하며 “이민자를 배척하고 그들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는 표현을 썼는데 이를 국내문제로 치환하면 트럼프에 대한 비판이 된다고 해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과 같이 중요한 시기에 좋은 선택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는 협력과 통합의 모델을 향해 나아가느냐, 국가와 인종, 종교라는 오래된 경계에 따라 갈등하는 세계로 후퇴하느냐의 선택에 직면해 있다”며 “나는, 오늘 여러분에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하며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이날 연설에 나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트럼프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반 총장은 “정치지도자들과 후보자들에게 자신의 표를 위해서 사람들을 나누고 공포를 극대화하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며 “특히 무슬림이 그들에 대한 과거 어두웠던 편견과 의심에 의해 표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미 언론들은 반 총장이 ‘후보자’와 ‘이슬람에 대한 편견’을 언급한 점에 주목해 그의 조언이 반(反) 이슬람 정책을 주장하는 트럼프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글로벌 경제에 대해 언급하며 한국과 북한의 경제 체제를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성공한 한국과 불모지 북한의 극명한 대조는 계획경제, 통제경제가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는 막다른 길(dead-end)에 이르렀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