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대학생들 "일제 음모로 동해 표기 바뀐 것 처음 알았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의 박기태 단장과 연구원들이 1일(현지시간) 몽골을 찾아 현지 대학생들에게 독도·동해, 일본 제국주의의 과거사를 알렸다.
박 단장은 "몽골 국제공항에 걸린 세계지도와 국립역사박물관에 전시된 유물 설명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사실을 발견하고 몽골국제대 학생들에게 즉석에서 일본의 식민 지배 때문에 원래 '동해'였던 이름을 '일본해'로 빼앗겼다고 일본 제국주의 과거사를 알려주자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했다"고 전했다.
반크는 이날 국제대 대강당에서 동북아역사재단과 함께 '21세기 신(新)헤이그 특사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1907년 헤이그 특사 사건에서 착안해 명명했고, 일본 제국주의 과거사 문제를 파헤쳐 동해를 '일본해', 독도를 '다케시마' 등으로 주장하는 일본의 부당성을 세계에 알리는 사업이다.
행사는 동북아역사재단 오주영 연구원과 박 단장의 특강, 한국 바로 알리기 간담회, 한글로 독도 써주기 이벤트, 태권도와 태껸 시범, 부채춤, K-팝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특강이 끝난 뒤 토야(30) 씨는 박 단장을 찾아와 "몽골 국제공항과 박물관 등 여러 세계지도에 표기된 '일본해'가 일본이 한국을 식민 지배하면서 바뀐 명칭이란 사실을 처음 알았다"면서 "일본 제국주의 과거사의 아픔을 몰라 미안하다"고 털어놓았다.
토야 씨는 "우리도 외국의 교과서와 인터넷에 몽골의 역사가 왜곡되어 있으면 흥분하고 분노한다"며 "반크 청년들이 한국의 역사를 세계에 바로 알리는 것처럼 우리도 몽골의 역사를 국제사회에 알려나가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에 박 단장은 "앞으로 몽골 내 세계지도에 표기된 '일본해'와 '다케시마' 표기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한류에 관심이 있는 한국의 친구인 몽골 청년들도 이런 활동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몽골국제대 대외협력처에 근무하는 한인 이연정 씨는 "몽골 청년들의 관심이 한국의 연예인에 국한돼 있었는데, 이번 행사로 한국사는 물론 일본 제국주의 과거사 문제까지 아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나도 민간 외교관으로서 몽골에 퍼진 일본해 표기를 동해로 바로잡는 데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반크는 2일 울란바토르대, 3일 후레대에서 프로젝트를 이어간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02 10:26 송고